[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내가 무언가를 쓸 수 있는 사람인가 아직도 의구심이 듭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책에 실린 글들은 시인인 ‘나’를 둘러싼 소문과도 같다. 기본적으로는 시인이 흘리는 나에 대한 소문(疏文)이기도 하면서, 남들이 시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추정하는 소문(所聞)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책은 크게 ‘내가 사랑했다는 소문’, ‘내가 살아 있다는 소문’, ‘내가 쓰고 있다는 소문’, ‘내가 거기 있다는 소문’이라는 4개의 구성으로 나뉘어 있다. 시인이 ‘나’에 대한 소문을 내는 이유는 소통이다.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첫 시집 ‘양파 공동체’로 주목을 받았던 저자의 첫 산문집을 엮었다. 주로 ‘시인동네’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시 손보고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얹었다. 저자는 30대 시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문학적 고민과 밥벌이의 지난함을 고백한다. 아울러 사랑, 여행, 누군가의 죽음 등을 통해 얻은 상념과 감성을 담담하면서 시인다운 유려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손미 지음 / 서랍의날씨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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