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간 ‘평양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렸다.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한 것인바, 이 회의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북한 제재 위반을 멈춰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고,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장애물을 만들 것이 아니라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북한 제제를 두고 유엔에서 미·러 간 공방전이 전개된 것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유엔 등의 북한 제재와 대응은 평행선을 달리면서 냉혹한 현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17일 열린 유엔안보리회의에서 보인 미국과 러시아 간 의견 차이다. 헤일리 미국 대사는 “북미 간에 ‘어렵고 민감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작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때(wrong time)’라고 강조한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만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 스스로 핵 폐기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상반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의 분위기는 북한이 핵 폐기 노력에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유지, 개발 징후가 계속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한 상태로 대북 제제 유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는 1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핵 폐기와 관련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지, 남북정상이 어떤 합의를 할지 예의주시하면서 회담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두 차례 남북정상회동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된 상태에서 이제는 필요할 때 남북정상이 만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유엔 등의 대북 제제가 계속 유지되면서 강화 조치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3차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우리 국민의 기대는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했다시피 북미대화를 촉진해 비핵화가 실현되고 종전선언이 매듭 되는 등 한반도 평화 물꼬를 틔워야 한다. 진정한 세계평화를 견인하는 정상회담이 되기 바라며 큰 성과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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