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 박사  

 

오늘부터 남북한 제3차 정상회담이 북한의 평양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열리게 된다. 핵심의제를 둘러싸고 핵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느니, 종전선언과 병행이 돼야 한다느니 여러 가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남북한 문제는 국제적으로 핵문제, 동북아의 평화체제 및 북한 내부문제에 대한 처리 등 다양한 이슈영역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있는 행위자 역시 다양하며, 이들은 북한을 대상으로 복잡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행위자의 복잡성과 문제의 다양성과 같은 조건에서 기존의 전략으로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맞대응전략에 기반을 둔 비탄력적 상호주의나 포용과 양보를 위주로 한 포괄적 상호주의만으로 북한과 주변국의 협력을 유도할 수 없다.

남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면서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존중해야 한다. 첫째, 현재와 비교해서 미래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미래의 협력의 결과에 의한 생산물의 크기와 가치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치관과 그에 대한 사실과 방법을 서로에게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남북한 간의 신뢰관계를 보다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남북 간의 교류협력 사업은 굳건한 신뢰가 뒷받침 될 때 확대발전해 나갈 수 있으며 상호주의가 정착할 수 있다. 둘째,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교류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셋째, 교류협력과 안보문제 간의 균형과 조화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긴장완화 및 북한의 위협 감소 등 안보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 성과는 국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서 요구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사회에서 추가적인 협력문제를 논의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남북한 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켜 점진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신뢰구축을 강화해 일방에 의한 흡수통일의 불안감을 제거해 나가는 것과 국제 사회의 통일에 대한 신뢰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독일 통일사례는 시사하고 있다. 넷째, 남북 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하되, 융통성과 통제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남북 간의 교류협력은 다소간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단하지 않고 추진될 때, 최대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지속적인 추진이라는 원칙에 집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긴장완화 및 안보능력 확보라는 측면과 병행해서 발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남북한 양측이 서로를 향한 배려가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상호주의의 기반은 ‘상호 호혜성’이다. 즉 남북한은 서로의 이익을 배려하는 상생게임을 해야 한다.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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