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들이 18일 평양에서 북한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9.18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들이 18일 평양에서 북한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9.18 (출처: 연합뉴스) 

이재용 “신뢰쌓는 기회 되길”… 리 부총리 “통일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 되길”

[평양공동취재단=천지일보 임문식 기자]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경제인들이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면담하고 북한과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날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리 부총리와의 면담엔 남측에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조관 외 17명의 기업 총수와 경제단체 수장 등이 참석했고, 북측에서 리 부총리 등 6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나왔다. 

북측에선 리 부총리와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등이 면담에 함께했다. 

이날 리 부총리 등 북측 인사는 남측 방문단보다 앞서 면담장에 도착해 기다렸다. 남측 경제인이 도착하자 이들은 한줄로 서서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맞이했다. 

리 부총리는 환담에서 “남측의 경제에 명망 있는 여러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며 “오늘 이렇게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공항에 도착해서 제가 제일 인상깊게 느꼈던 것은 ‘자주 통일’이라는 구호뿐 아니라 ‘평화 번영’이라는 구호가 많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과거와는 다르게 남북이 같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그런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경제인 인사에서 가장 먼저 입을 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늘 서울에서 여기까지 1시간 걸렸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 거리가 상당했다”고 소감을 밝히고 “오늘은 공동 번영을 위한 자리도 좋고,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도 좋고,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LG 회장에 이어 발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양은 처음 와봤는데, 마음에 벽이 있었다. 우연히 보니까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져 있었다”며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한글로 그렇게 써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에 리 부총리가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리 부총리는 이어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기실 바란다”고 했다. 

리 부총리는 특히 철도협력 분야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의 발언에 “현재 우리 북남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1년에 몇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재벌총수들이 이번 방북에 동행한 배경에 대해 “경제인들의 방북과 관련해 북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보도를 제가 본 적이 있는데, 사실은 전혀 아니다”라며 “전적으로 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어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 경제인들의 수행단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경제인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전에 있었던 모든 정상회담에서 경제인들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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