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

 

날마다 이른 아침에 내 이메일 주소로 메시지 한 통이 날라든다. 5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하루도 빠짐없이 이 작업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바, 바로 김진흥 목사의 ‘아침묵상’이다. 보내는 분과 나와는 종교관이 달라 기독교 색채의 그 내용을 일일이 읽어보지는 않지만 제목과 주요 내용은 훑어보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글 내용보다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 쓴다는 그 자체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매일 글 쓰느라 주제와 시사 거리를 찾느라 고심하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에 김진흥 목사의 필혼(筆魂)에 존경심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분을 뵌 적이 없고 내가 답신 메일을 보낸 적도 물론 없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내가 여러 군데 올린 칼럼을 보고 이메일을 찾고서 아침묵상 글을 보내오는 것 같은데 감사하다. 어떤 분인가 싶어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1941년생으로 연세도 지긋하시다. 1971년부터 목회활동을 하다 물러나 2010년부터 경기도 동두천 두레수도원 원장으로 계시면서 ‘김진흥의 아침묵상’ 글을 통해 종교적 이야기나 사회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파하고 있는 목사님이었다.

지난주 보내온 글에서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동포들로부터 들은 말로 ‘미국은 지루한 천국이고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물론 웃으면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실감이 나는 말이었습니다. 누구든 외국으로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해외 동포들은 고국의 사정에 대하여 관심도 많고 염려도 많았습니다. 개중에는 고국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기여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이하 생략)

그 글의 요체를 더듬어 나름대로 짚어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이념 갈등이 넘쳐나고 청년실업자 양산과 경제침체에다가 남북 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돼 있다. 혼돈의 시대로 대한민국의 하늘에는 구름이 끼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온 국민이 심기일전(心機一轉)해 ‘재미있는 지옥’이 아니라 천국인 코리아로 세워 나가는 일에 뜻과 힘을 합해야 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국민단합을 이뤄내고 한마음으로 정진한다면 언젠가 우리 강산에 낀 구름은 역사의 바람에 흘러가고 한반도에 밝은 햇살이 빛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그 복잡한 여러 사정들을 구약성경 민수기 14장을 인용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으로써 적시하고 있다. 

나는 불경을 서사(書寫)하기도 하는 비기독교인이라서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종교관에 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그렇긴 해도 최근까지 종교 또는 종교행사 등과 관련해 두 가지 의문점이랄까, 관심이 나의 뇌리 속에 남아 있었다. 그 하나는 앞서 언급한 김진흥 목사가 몇 년 전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게 ‘김진흥의 아침묵상’을 이메일로 보내오는 것인데, 여든이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를 다니면서 쏟아내는 필혼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 대담함을 나름대로 느꼈던 것이다. 아무래도 그분은 종교인으로 평생 사신 분이니 기독교인을 위해, 국민을 위해 종교적 충언을 할 입장이라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또 하나 의문으로 남아 궁금했던 점은 국내외에서 개신교가 쇠퇴하고 있는 경향에서 신천지예수교가 매년 배출해내는 수료생들의 엄청난 규모에 관해서다. 신문지상과 방송의 최근 보도를 보면 지난 9월 9일 전북 군산지역에서 시온기독교선교센터 제108기 12반 수료식에서 918명이 배출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5만명의 국내외 수료생들이 배출됐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6개월의 교육과정 수료자는 1천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어쩌다 보게 되는 수료행사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인원의 수적 대단함은 내게 의문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어찌된 영문이기에 일부 기성 기독단체가 문제시하는 신천지예수교에 자진 입문해 성경 교리를 배우는 사람들이 저리 많을까? 실체적 사실 앞에서 불교도인 내가 그 내용을 접할 때마다 궁금증이 일고 일면 놀랍기도 하다. 신천지예수교 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의 교육과정 수료생 중에는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고학력으로 지적 수준과 분별력이 높아 세상 물정을 잘 알고 있다. 예전 신흥종교 폐해 때와는 달리 무턱대고 특정 종교에 빠질 일이 없을진대, 분별이 명확한 젊은 층들이 신앙심을 가진다면 뜬구름 잡는 신앙이 아닌 손에 잡히는 확실한 신학을 배우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기독교든 불교든 또 다른 종교든 간 종교는 그에 합당한 나름대로 진리가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상에서 각자 선택한 종교에 대한 신앙심을 가지며 충만한 개인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게 아닐까. 필자는 종교의 본질적 문제는 차치하고서 최근까지 ‘김진흥의 아침묵상’을 보고 그 열정과 성의에 감사함을 느끼고,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는 신천지예수교의 수료생들의 수적 확산을 보면서 무종교인이 늘어나는 시대에서 또 하나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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