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정기국회의 의정활동이나 18일에 있을 남북정상 간 회담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한국당의 평당원 홍준표 전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6.13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미국으로 갔던 홍 전대표가 66일 만에 귀국한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많은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그 자리에서 홍 전 대표는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라 천명했고 지지자들은 “홍준표,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는데 잊힌 것으로 알았던 정치인이 기사회생하는 순간이었다.
홍 전 대표도 예상하지 못한 지지층들의 환호를 듣고 즉석 성명을 발표한바, “지난 대선은 탄핵과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우리가 패배를 했고, 지방선거는 남북 평화 프레임에 갇혀서 참패를 했다. 제 부덕의 소치고 제가 잘못한 탓이다”고 말했다. 패전지장을 공항에서 이렇게 맞아준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하면서 “잊지 않겠다”는 말도 이어갔고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밝히기도 했다.
공항에서 취재기자들이 (한국당)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묻자 홍 전 대표는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당 지도부와 친박은 경계심을 나타낸다. 대표직에서 물러나 있어 꺼진 불씨라고는 하나 비상체제인 당내 사정이나 친홍파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홍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일부 비박들의 불씨가 언제라도 되살아날 수 있다. 그러기에 한국당 지도부에서는 “자연인 홍준표”임을 강조하며 선을 그으면서 그의 정치 재개 행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 나와 24.1%의 득표율을 올려 유권자 4명 중 한명 꼴로 지지를 받았던 만큼 한국당의 자산임은 분명하다. 그런 정치인을 한국당이 완전히 도외시할 수 없고 평당원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홍 전 대표 스스로 결심해야 한다. 그가 귀국 입국장에서 밝힌 “내 나라와 국민 위해 일할 것”이라고 한 말에 책임을 지는 일은 비상체제하에 있고 여전히 위기 상태인 제1야당을 위해 방패막이가 되는 것이고, 아직도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한국당의 재건에 충심을 바치는 게 그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