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경영] ‘오만’한 경영자가 실패를 부른다
[공감경영] ‘오만’한 경영자가 실패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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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한 중견기업대표로부터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주변의 부러움을 사면서 승승장구했는데 언제부터인지 내리막길을 걷더니 매출이 반 토막이 나고 핵심인력이 퇴직을 하는 등 위기에 처하게 됐다. 처음에는 환경이 안 좋아졌다 생각했고 저조한 실적에 직원들을 닦달하기도 했다. 누구 하나 책임지거나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심적 고통을 겪었고 우울증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결론은 “오너인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됐다. 내가 창업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오만해졌다”면서 그나마 회사가 최악의 상황을 면한 게 다행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얼마 전 오만(Hubris, 傲慢)을 주제로 한 행사가 있었다. 학계에서는 성공한 사람·기업이나 국가의 몰락에 리더의 오만함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 오만은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한 것을 말한다. 오만은 기업오너나 최고경영자, 고위관료나 교수, 전문직 등과 같은 지위나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이들은 남다른 노력과 열정, 그리고 능력으로 뭔가를 이룬 경우도 많다. 반드시 위대하고 큰 것만 아니라 작은 것에서도 성공을 거둔 사람은 종종 과신과 더 큰 욕심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감을 상대에 과시하며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단기간 주도적으로 사업을 키운 기업가도, 어린 나이에 조기출세한 사람도 오만해지기 쉽다. 그래서 오만함은 성공의 상징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의 오만함은 바람직한 행태가 아니다. 아놀드 토인비는 성공한 자는 종종 코로스(Koros), 즉 도덕적 균형을 상실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남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오만과 독단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 짐 콜린스는 저서에서 위대한 기업의 종말이 성공에 길들여진 조직이나 개인의 오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이카로스처럼 오만해지면 불행한 종말을 초래하게 된다.  

최근 항공사나 대기업의 오너나 가족, 사회저명인사들의 갑질로 시끄러웠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오만함’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오랜 세월 일구어놓은 명예나 부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한 기업이 만들어져 생존하고 성장하기가 얼마나 힘든가. 100명이 창업을 하면 그중 1년을 버티는 사람이 62명이고 5년 후에는 27명이 살아남는다. 미국 포브스가 2007년 선정한 100대 기업 중 불과 41개만이 다시 100대기업에 머물렀다. 사라진 기업들은 오만함을 인식하지 못했을까? 오만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뉴욕 주 코넬대의 교수팀은 1989년부터 3년간 1억 달러 이상의 인수합병 106건을 분석했다. 기업성과가 좋고 최고경영자가 찬사를 받을수록 최고경영자는 오만함을 보이며 거액의 인수대금을 지출했다. 인수 후 최고경영자가 오만한 기업들의 성과는 오히려 악화됐다. 오만함의 폐해다.

따라서 오만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의 오만함을 파악해야 한다. 영국오만학회 창립자 데이비드 오웬( David Owen)은 오만이 권력에서 비롯된 증상으로 일시적 성격장애라고 규정했다. 학자들은 오만한 자들의 몇 가지 특징을 들고 있는데, 우선 비판에 매우 민감하며 자신의 말에 부정적인 반응을 참지 못한다. 또한 무조건 옳다고 지지해주는 사람만 가까이 한다. 공감능력이 떨어져 인간관계가 원만치 못하며 힘과 강제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조급한 자세로 단편적·일시적인 문제해결 자세를 보인다. 오만은 위험요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의사결정자는 객관적 의견을 중시하고, 최고를 고집하기보다 이해관계자들에 최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오만함은 성공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공든 탑을 무너트리고 자신도 몰락하는 병리현상이다. 오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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