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스케치] 건축은 언어다
[건축스케치] 건축은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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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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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말을 터득하는 것처럼 건축도 더하거나 덜어냄을 반복하다보면 썩 괜찮은 아이디어가 반영된 공간이 탄생한다. 더러는 보기 좋은 형태를 입은 건축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괜찮은 공간에 좋은 옷을 입은 결과물은 종종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건축은 평범함에서 온다. 사람들의 생과 사를 함께할 수밖에 없는 건축은 평범하다.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건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반면에 보통 사람이 건축을 잘 할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건축은 또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잘 보는 것과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처럼 건축도 머리로 알고 있는 지식과 실전에서의 작업과 결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건축에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다. 건축의 문법은 조금 특별하다.  

건축에는 정해진 규칙이나 일관성이 없고 상황과 대상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번 다르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들은 선행된 다양한 경험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들인 경우가 많다. 그것은 때때로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조화로움의 문제이기도 하고 기술적인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해결법이 필요한 때도 있다. 건축가는 어찌 보면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문법을 재구성하는 사회문화 언어학자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건축을 눈여겨보지 않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그런 모양새들을 흉내 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눈여겨보는 것만으로 문법을 익히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 전문가들도 건축적 문법을 잘 구성하기 위해 연습을 거듭한다. 스케치를 하고 답사를 다니며 기술서적을 보며 공부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균형감을 다지기 위해 다른 사례들을 카피하며 다양한 스킬들을 체득하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다른 건축가의 이론을 익히며 독자적인 건축관을 확립하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방면의 지식과 선례들을 익혀야만 하는 건축가 앞에 놓인 일들은 사소한 일이라도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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