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18.9.16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 ⓒ천지일보 2018.9.16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 임명

3세 경영 위한 포석이란 관측

첫 행보는 남북 회담이 될 듯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현대차를 이끌며 업무 성과를 보인 정 부회장이 그룹 내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2인자 자리에 오른 것.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에 대한 이번 역할부여는 그룹 차원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체계와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을 보좌하면서 주요 경영 사안을 보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기아자동차에서 사장직을 수행해오다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등기이사 등록 이외에 다른 직함을 맡아오지 않았다. 이번 승진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은 완성차·철강·건설·자동차부품·금융·유통·서비스 등에 이르는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에는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 직급이 만들어져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 일가에서도 ‘3세 경영’을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의 의미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권은 여전히 공고하며 이번 인사 역시 정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그가 관심을 보여왔던 미래차 관련 사업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인텔,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사들을 만났다. 또 지난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산업 변혁에 대응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주도 자동차 산업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산업과 협업을 통해 인프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투싼 FCEV’ 출시했고 토요타 ‘미라이’ 출시보다 1년 이상 앞서 개발하는 등 글로벌 수소차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시와 ‘수소차 보급 활성화 및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수소충전소 1곳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구매보조 지원예산을 편성해 수소차의 지속적인 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과 함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으로서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직함을 달고 처음으로 나서는 대외적 행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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