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의회. ⓒ천지일보 2018.9.15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의회. ⓒ천지일보 2018.9.15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시의회 의원들이 최근 국내연수 중 화합 차원에서 실시한 레크레이션에서 남녀 짝을 지어 ‘업기 게임’을 하는 등 공인으로서 위신이 추락했다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12일 제27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어 시 의원들은 다음날인 지난 13~14일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연수를 떠났다.

문제의 발단은 13일 저녁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의 ‘만찬과 화합 한마당’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외부 이벤트 레크리에이션 사회자가 화합 차원에서 남녀 짝을 지어 업기 게임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렇게 레크리에이션은 기차놀이를 비롯해 남성의원이 여성의원을 업는 등 여러 가지 게임이 진행됐다. 게임 결과 최고 점수를 얻은 한팀이 가려졌고 사회자는 해당팀에게 포옹하는 수준의 행위를 요구했다. 이후 해당 여성의원은 ‘수위가 좀 과하다’는 투로 문제를 제기했고 현장은 묘한 분위기가 엄습해 게임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 의원들은 재발 방지 차원의 항의성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노기섭 부산시의회 윤리위원장은 “당시 항의로 게임은 바로 중단됐다”며 “진행 과정의 해프닝이지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여성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프로그램도 살펴보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

문제는 일부의 의원들이 주장한 해프닝 사안에 대해 문제를 덮으려고 한 사실에 초점이 맞혀지고 있다.

한 여성 의원은 “언론 응대에 일절 응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고 또 다른 여성 의원은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맞지만 내부적인 일이어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답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여러 의원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내부적인 해프닝으로 치부하며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의원들의 통화 내용처럼 “해프닝으로 끝난 문제다”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의원은 “화합을 위해 진행한 레크리에이션이 진행자의 성차별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무리하게 진행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레크리에이션 진행자의 무리한 프로그램 진행으로 게임 중단을 지시하며 “이런 프로그램이 레크리에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진행돼왔던 것이 우리가 싸워야 할 낡은 관행”이라며 “단순 레크리에이션이라 판단하고 충분히 관련 내용을 사전에 점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관행에 젖어 미리 확인하지 않는 시 운영위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크레이션은 비단 8대 의회뿐 아니라 이전에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전 관행에 대해 점검 없이 이벤트 사회자에 맞춰 습관적으로 놀이문화를 즐기는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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