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기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성기 원성주식회사 대표 이사
자신은 연금생활··· 수익금 생기면 어려운 후배들 후원
“모교서 받은 은혜커, 환경 허락하는 한 기부 계속할 것”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자신이 졸업한 대학에서 42년간 재직하며 퇴직 후에도 모교를 위해 장학금을 전달해온 사람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바로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19기 졸업생인 조성기(65·사진) 씨.

퇴직 6년 차에 접어든다는 그는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며 조그만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남는 수익금은 단국대 학생들에게 기부해 오고 있다.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100만 원을 후원하는 정도지만 지금까지 그가 재학생으로 만나 졸업시점까지 도운 학생만 해도 20여 명이 넘는다. 큰 수익이 날 때면 200만 원이 넘는 돈을 학교에 내기도 한다.

조성기 씨는 “대기업처럼 큰 액수를 기부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친구들을 도운 것도 아닌데 이런 인터뷰가 쑥스럽다”며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그의 모교를 향한 사랑은 실로 남다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설관리과의 심부름꾼으로 일한 그는 단국대 상경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면서 시설 관리과·건설과·학생지도과를 거쳐 많은 세월을 학교에서 보냈다.

“학교 다닐 때는 아침에 학교 가서 오후 수업 끝나면 학교에 남아 일했어요. 그렇게 졸업하고 42년간 학교에 있다 보니까 나만큼 학교 사정 훤히 아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는 건설과 재직 당시 현장소장으로 일하며 단국대 한남 캠퍼스, 단국대 천안 캠퍼스의 알만한 건물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 1988년 단국대 본 캠퍼스 미술관 건축 당시 시설 감독관을 맡은 조성기(왼쪽) 씨가 총장으로부터 공로 표창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학생회관·체육관·농업관 등 그의 손을 안 거친 곳이 없을 정도다. 재직 당시 천안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게 됐는데 단국대 천안 캠퍼스에서 일부 행사가 진행돼 그때만큼 뿌듯한 적도 없었다고.

더 놀라운 것은 현재 큰 아들 아들 재희(37) 씨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 단국대에서 일하고 있으며 둘째 딸 미영(34) 씨는 학교법인 단국대 사범대학 부속 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한다는 것이다.

조 씨는 올해 7월 죽전캠퍼스로 옮긴 단국대 복지관 2층에 조그마한 커피숍을 열었다. 후배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커피숍에서 얻어진 수익금도 기부할 거냐는 질문에 “커피숍을 내면서 적자라 모르겠다. 모교에서 받은 은혜가 커 환경이 허락하는 한 기부를 계속할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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