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을 비롯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과 관련 전문가들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남북 ICT 협력 추진 정책 세미나’에서 ‘함께 만드는 디지털 평화! 디지털 번영!’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을 비롯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과 관련 전문가들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남북 ICT 협력 추진 정책 세미나’에서 ‘함께 만드는 디지털 평화! 디지털 번영!’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한국 청년들, 소프트웨어 산업 외면

북한, 2~3만명 소프트 인력 활용 가능

거점기지형 ICT협력 단지 개발 제안

ICT협력 거버넌스 체계화 방안 제시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근 남북관계의 화해무드 조성으로 남북 경제교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우수한 북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단기간 소규모 투자로 결과물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ICT분야 중 소프트웨어가 경제협력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을 비롯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과 관련 전문가들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남북 ICT 협력 추진 정책 세미나’에서 “ICT협력은 시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 남북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과방위 여야 의원과 문광승 전 하나비즈닷컴 대표, 곽인옥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등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 1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문광승 하나비즈닷컴 전 대표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은 30대 이하는 없다. 국내 컴퓨터 공학 분야는 3D업종으로 분류될 만큼 청소년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개발인력 부족과 재생산구조 취약으로 ICT개발 분야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반해 북한은 국제적인 하드웨어 반입 제제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에 중점을 둔 교육으로 계속해서 실력을 쌓아 왔다”며 “지금은 우리 수준보다 높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북한은) 2010년 현재 10만여명의 프로그랩 관련 인력이 양성돼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 가운데 2~3만명이 활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측의 최고 인재들이 컴퓨터 관련 학과와 기업에 집중돼 있고 이들을 통한 경제개발과 외화수익 창출이 경제발전의 주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ICT협력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사회적 기업 제도를 만드는 방안 마련, 사회적 기업에 주는 다양한 지원책과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적법 절차와 승인을 거쳐 이뤄진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중단시킬 경우 보상 보장책 마련 등을 주장했다.

이어 “국제적 자본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정 규모의 거점 개발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남측지역 또는 북측지역에 개성공단과 같은 형식의 ICT협력 단지를 개발하고 입주에 필요한 인프라는 남측을 포함한 국제자본이 담당, 북측은 토지와 인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곽인옥 숙명여대 교수도 남북 경제협력에 있어 ICT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 교수는 “ICT는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라며 “미래 통일을 대비해 남북한 간 산업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교류 협력이 중요한 이유로 ▲2010년 이후 북측은 법규 개정과 신규 지방경제개발구 지정을 통해 경제 재건에 주력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경협 활성화 추진이 필요한 점 ▲남측은 젊은 IT 인력의 소프트웨어 산업 진출 기피 현상으로 OECD 19개 국가 중 14위에 그치는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 ▲북한의 경제개발 수요를 고려한 정책이며 부족한 남측 기업의 소프트웨어 인력 보충과 국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곽 교수는 ICT협력 거버넌스 체계화 방안을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주요 내용으로 남북 SW협력 채널과 협의체 구성하고 남북 과학기술·SW협력센터 설립, 북측 경제특구로 ICT협력사업 확대 추진 등이다.

그는 이어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남북이 윈윈 가능한 소프트산업 협력과 차이완(선 경제 후 정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CT분야 중 방송통신 부분의 경우 적대관계에 있는 남북이 보안상의 문제가 있어 협력하기 어렵다”며 “IT의료기기, IT기술, 전자제품, 애니메이션 등에서 합작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북 ICT경협 관련 비판도 나왔다.

김흥광 NK 지식인연대 대표는 “지금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는 이미 10년 전에 나왔던 얘기”라며 “남북의 기업가, 정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퍼주기만 했다면 이제는 퍼오기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그것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용식은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남북 ICT 협력은 남북이 상호 보완하면서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분야이지만, 현재는 준비가 미비하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인 것 같다”며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국가 정보화를 책임지는 주관기관으로서 남북 ICT 협력을 위해서도 보다 더 체계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축사에 나선 변재일 의원은 “남북한 협력을 통해 남한이 우위인 하드웨어와 북한의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북한에게는 발전의 기회를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ICT분야도 남북경협을 위한 세부적인 과제를 선정하고 철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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