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자료사진. ⓒ천지일보DB.
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자료사진. ⓒ천지일보DB.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부산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 자진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5시간 넘게 추적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보건소 확인 결과 오인 신고 처리됐지만 담당자가 제때 연락이 되지 않는 등 부산시의 메르스 관리에는 허점이 드러났다.

1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0시 56분께 거제동 한 아파트 앞에서 메르스 의심 신고가 112로 들어왔다.

신고 남성은 “외국인하고 술을 먹었는데 열이 나고 설사도 난다. 외국으로 많이 다녔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메르스가 의심된다”라는 신고 후 전화기를 꺼버렸다.

신고를 받은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은 ‘보호장비를 착용할 것과 신고자와 신체접촉을 하지 말 것’ 등의 지시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신고자를 찾을 수 없었고 신고자 휴대전화의 전원도 꺼진 상태였다.

경찰은 부산시청 재난상황실과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해당 신고내용을 통보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내용을 알렸지만 시의 대응은 허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르스 대책본부 팀장에게 전화했더니 본인은 집에 있다며 다른 팀장에게 전화하라고 했고 두 번째 팀장은 신고자가 직접 1339로 신고하라고 했다”며 “신고자가 전화기를 꺼버렸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지 참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후 출동했던 경찰관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했고 그제야 관할 연제보건소에 부산에서 메르스 의심 자진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이 됐다.

신고자 위치 추적에 나선 경찰은 112 신고된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가입자 확인 결과를 토대로 출동했지만 해당 장소는 빈집이었다.

이어 가입자 추적을 통해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한 여성 명의자를 찾아갔지만 해당 여성은 “지인인 50대 남성에게 명의를 빌려줬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신고자는 찾았지만 보건소의 대면조사 결과 “메르스 의심 증세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이날 오전 6시 1분께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오인 신고로 결론을 내리고 나서야 소동은 끝났다.

한편 이 남성을 찾기 위해 5시간 동안의 추적과정에서 경찰 2곳(동래·연제서)의 경찰관들이 동원돼 나섰지만 정작 시 대책본부는 ‘신고자가 음주한 상태로 신고해 신빙성이 떨어진단’ 이유를 들어 ‘안일하고 허술한 대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