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개혁주의자 간 파벌 싸움

(서울=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권력 승계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권부 내에서 치열한 권력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4일 전했다.

최근 북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투자 제안을 받았다는 한 소식통은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장성택(64) 국방위 부위원장과 개혁 성향의 고위관리 집단 간 파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은 "자신이 (언젠가는) 권좌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항상 믿어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삼남 김정은(28)이 경험을 쌓는 동안 장성택이 섭정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의 야망은 실현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최근 장성택의 강경론적 견해는 북한 경제를 개방하려는 개혁주의자들로부터 도전받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에는)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있다"며 "정부는 개방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막는 것은 장성택뿐"이라고 말했다.

44년 만에 개최되는 당 대표자회가 2주 연기돼 내주 열리게 된 것도 노동당의 내분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또 "한반도의 긴장이 최악의 수준에 달했으며 더 이상의 긴장 고조는 갈등과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의 남북관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당 내분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북한의 권력 투쟁에서 군 수뇌부의 견해가 결정적일 수 있다면서 장성택이 최근 군 수뇌부 내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고 시도했으나 "군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반면 개혁 세력은 경제 자유주의를 옹호했던 박봉주(71) 전 내각 총리의 복권으로 지지기반이 강화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정은이 중국의 지지를 받아 결국 통치자로 임명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북한 경제가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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