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관계자가 11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정부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2018.9.11(출처: 연합뉴스)
통일부 관계자가 11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정부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2018.9.11(출처: 연합뉴스) 

한국당 “국민은 전체 사업 재정추계 원한다”… 민주 “재정 계획 제대로 심사하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정부가 11일 내년에 3000억원 가량의 추가 소요 비용이 담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재정추계서를 제출하자 보수야당이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통일부가 국회에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과 함께 제출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내년에 철도·도로 협력과 산림협력 등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 2986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에서 판문점선언 이행과 관련해 편성된 예산이 총 4712억원인데, 올해 관련 사업에 편성됐던 1726억원을 빼면 내년에 추가로 필요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판문점선언 이행 관련 2019년도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정 소요만 산정했다. 연도별 세부적인 재원소요는 북한 현지조사, 분야별 남북 간 회담·실무접촉 등을 통해 사업규모, 사업 기간 등이 확정된 이후 산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내년치 소요 예산만으로 판문점선언 비준안을 심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판문점선언 비준 여부 논의를 위해 국민과 국회가 원하는 것은  2019년 1개년의 소요재정 추계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판문점선언 전체 사업의 이행을 위한 국민부담 전체 재정규모 추계를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현지조사, 남북간 실무접촉을 통해 사업규모와 사업기간을 확정하여 동 선언 이행시 총예산 규모를 정확히 추계하여 국회에 제출해야 국회가 판문점선언 비준안을 통과시킬지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전체 사업규모와 사업기간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검토없이 무성의하게 2019년도 1개년 재정추계만 제출한 것은 판문점선언 비준을 받기 위한 재정추계 자료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비준 동의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남북정상이 판문점선언을 채택한 지 138일 만에 국회 비준 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따라 비준 동의안의 향방은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관련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한국당은 비핵화 의지 문제를 들어 비준 동의에 계속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도 없이 국민에게 재정 부담만 지우는 비준 동의 밀어붙이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역시 판문점선언의 내용만으로는 비준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비준 동의 대상의 구체성과 상호성이 중요한 요소인데, 판문점선언은 양 정상의 정치적 의지 표명 성격이 강해 구체성 면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다. 즉 추상적 합의를 국회가 비준 동의할 경우 해당 사안에 대해 행정부에 전권을 부여한 상황이 된다는 게 바른미래당의 우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준동의안이 제출된 만큼 여야가 심사에 나서야 한다며 비준안 관철에 힘을 쏟고 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오늘 제출한 ‘4.27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국회 외통위에서 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첫 걸음”이라며 “재정 계획에 대해서도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도록 철저한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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