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현 문학박사

▲ 성주현 문학박사ⓒ천지일보(뉴스천지)
‘해외동포 2세 및 3세를 위한 우리 역사 문화교육’의 일환으로 천도교중앙총부에서 주최하는 인내천강좌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 동안 만주지역에서 있었다.

지난해부터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전개하고 있는 인내천강좌는 중국 만주, 러시아 연해주, 우즈베키스탄 등지에 이어 이번에도 중국 만주지역 일대에서 실시되었다.

이번 인내천강좌는 이창번 종무원장, 정정숙 교화관장, 임형진 동학민족통일회 사무총장, 성주현 연구원 등 4명이 참가, 용정(龍井) 연길(延吉) 도문(圖們) 그리고 집안(輯安) 등지에서 일제강점기 천도교 유적지 조사, 고구려 유적지 답사, 인내천강좌 및 현지 주민과의 대화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였다.
9월 3일 오전 11시 1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일행은 12시 30분(중국 현지시간) 연길공항에 도착하였다.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오자 김동수 연길민족박물관장이 마중을 나왔다. 일정 기간 내내 안내를 맡아준 김동수 관장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가장 먼저 일제강점기 천도교에서 설립한 동흥중학교(東興中學校)를 찾았다. 동흥중학교는 용정과 연길, 그리고 화룡지역이 천도교인들이 1921년 4월 15일 개교한 민족교육기관으로 북간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컸을 뿐만 아니라 많은 민족운동가를 배출하였다. 동흥중학교의 옛 모습은 운동장 한가운데 서있는 고고하게 자라고 있는 고목만이 그 역사를 지키고 있었다. 이어 북간도 한인사회의 기점이라 할 수 있는 용정의 거룡우호공원을 들렸다.

오후 2시 15분 집안의 고구려유적지를 답사하기 위해 용정역을 출발해 11시간 만인 4일 새벽 1시 8분에 통화(通化)에 도착하였다. 통화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아침 시외버스를 타고 집안으로 향하였다. 11시 20분 집안에 도착한 후 묘향산에서 돌솥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장군총 광개토왕비 오호묘 환도산성 등 고구려 유적지를 하나하나 답사하였다. 옛 고구려의 기상과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5일 새벽 1시 15분 통화를 출발 11시 35분 다시 11시간 만에 용정으로 돌아왔다. 이어 두만강변으로 이동하여 북한지역 유선(遊仙)과 회령(會寧) 일대를 먼 거리에서 보았다. 한가로운 북녘은 아쉽게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쉬움만 가득 남았다.

6일 오전에는 용정노인대학 건교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용정시의 주요인사와 관계 인사들, 그리고 서울의 동대문노인대학생 등 160여 명이 참석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 언어를 지키고 있는 용정의 한인 2세의 삶은 그야말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어 오후 3시 30분 도문에서 개최된 ‘해외동포를 위한 우리 역사와 문화강연 및 공연’에 참석하였다.

이 강연에서 필자는 ‘만주지역 천도교의 민족운동과 홍범도의 항일운동’, 임형진 박사는 ‘동학과 민족정신’을 각각 강연하였다. 필자는 일제강점기 대표적 민족종교인 천도교가 만주지역에서 어떻게 포교되고 조직이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천도교인의 민족운동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리고 만주지역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홍범도의 활동에 대해 강연하였다.

강연 후 도문지역 노인대학생들의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인내천강좌를 마친 후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통해 도문지역에 천도교가 설립되었던 현장을 확인하였다. 선열들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더 알아보고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아쉬운 밤을 뒤로 하면서 다음날인 7일 연길을 출발 무사히 귀국하였다.

이번 인내천강좌를 통해 해외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잊혀져 가는 민족문화가 해외인 만주지역  한인들에 의해 유지 보존되고 있었다. 한국과 중국의 국교정상화 이후 연변의 한인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 본질은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비록 2세에 의해 유지 보존되고 있지만 함께하는 동안 마음의 빚으로 남게 되었다. 한 무대에서 손을 맞잡고 흥겹게 춤을 추던 시간이 뇌리에 강하게 맴돌게 하였다. 한 핏줄의 혈육임을 느끼게 한 재중해외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행복한 삶을 심축(心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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