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0일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0일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교도·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 최대 현안인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문제(평화조약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두 나라가 모두 만족할 수 있고 양국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로 평화조약 체결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 전쟁) 당시 적국으로 싸운 후 지금껏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평화조약의 전제 조건으로 양국 간 영토 분쟁 대상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은 그간 협상을 벌여 지난 2016년 12월 쿠릴열도 내 공동 경제활동을 통해 영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쿠릴 4개 섬에서의 5개 항목에 대한 공동경제활동과 관련, 구체적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작업 진전 방법에 합의했다며 10월에 첫 조사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또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관해서도 견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기울여졌다”면서 “양국은 남북한 대화와 정치·외교 장에서의 모든 분쟁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긴밀한 접촉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러시아와 긴밀하게 연대할 것”이라면서 대북 경제 협력을 위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는 “우리가 일본인 납치문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지우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북한에 경제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11~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에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도 내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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