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인터뷰] 이재익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프로듀서
젊은 독자 감성 자극할 소설 <카시오페아 공주> 출간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전직 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거쳐 현재 라디오 프로듀서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가 다른 일을 벌이고 있다. 그는 글쓰기를 좋아해 중학생 시절, 습작한 연습장이 여러 권 있으며, 지금은 소설가로서 젊은 독자층의 감성을 이끌어낸다.

청취율 1위인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를 제작하는 연출자 이재익 프로듀서. 그는 최근 단편소설 5작품을 엮은 <카시오페아 공주(황소북스)>를 발표했다. 책은 애틋한 사랑이야기부터 공포, 추리 등 장르를 두루 갖췄다.

작품은 사건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존의 한국 소설과 달리 등장인물의 감정선이 두드러지며, 단번에 읽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 살해당한 아내 대신 복수하기 위해 수 년 동안 복싱을 배운 약사가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딸 아이 유치원 선생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카시오페아 공주’ 등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 프로듀서는 책에 들어간 삽화도 직접 선택했다. 그는 “영화처럼 책도 하나의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삽화를 고를 때도 이야기 분위기와 걸맞은 작품을 고른다”며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이 몽환적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일본의 마츠모토 시오리 작가의 작품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듀서는 자신을 천생 이야기꾼이라고 정의한다. 출퇴근하면서, 라디오 프로듀서로 일을 하면서 소재가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른단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퇴근 후나 주말에 보내는 여가시간을 이용해 글을 쓴다.

“제 또래 30대 남성들의 취미생활인 당구나 인터넷게임, 골프 등의 여가를 즐기지 않아요. 대신 전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저에게는 ‘글쓰기’ 자체만으로 휴식처이죠. 글은 저에게 있어 공기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1997년 월간 문학사상 소설부문으로 등단한 이듬해 첫 번째 장편소설 <질주질주질주>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곧 영화 <질주>란 영화로 제작되면서 시나리오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목포는 항구다>를 포함 10여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 이 프로듀서는 시나리오 작가에서 머물지 않고 2001년 SBS 라디오 프로듀서로 입사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제가 기존의 작가들과 달리 거리낌 없이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바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시나리오는 한 장르만 고집하지 않아요.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추리물 등 다양하죠. 그렇기 때문에 장르 편식은 없어요.”

독자들은 그의 작품을 읽은 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라는 평을 주로 남기는데 이 역시 시나리오 작가의 경험이 있어서가 아닐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듯, 작가 역시 라디오 프로듀서와 소설가를 조화롭게 수행하고 있다.

그에게 프로그램 연출가와 소설가는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힘들지 않고 신나고 설레는 직업이다. 이 프로듀서는 “글은 평생 쓰겠지만 라디오 프로듀서는 지금 주어진 기회”라며 “한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새로운 코너를 만드는 것도, 나 홀로 펼친 상상을 글로 옮기는 작업도 내게는 모두 소중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달린다. 라디오 프로듀서로도 작가로도 자신의 이름, 이재익이 브랜드화되길 바란다.

“전 꾸준히 글을 쓰면서 50권의 소설책을 발간하는 게 목표입니다. 아울러 라디오 프로듀서로도 작가로도 ‘이재익’이라는 이름이 브랜드가 되고 제 글이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재연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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