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평양정상회담 초청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평양정상회담 초청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당 “의제 조율도 안돼 부적절”
바른미래 “야당 압박하는 것 불과”
문희상, 국회 일정에 “동행 불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오는 18일로 예정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정당 대표 참석을 두고 정치권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청와대가 여야 당 대표를 향해 평양 정상회담 때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 의장단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여야 5당 대표에게 다음 주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초청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 국회부의장, 주승용 국회부의장, 강석호 국회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9명을 초청 명단으로 제시했다. 

임 실장은 여야 대표에 대해  “역사적으로 남북 간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는 이 순간에 특히, 비핵화 문제도 매우 중대한 이 시점에 국회 의장단, 그리고 5당 대표가 대승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초청에 응해 주신다면 국회 정당 특별대표단이 의미 있는 별도의 일정을 가지실 수 있도록 북측과 성의 있게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남북정상회담 동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동행한다면 정상회담 의제와 야당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지도 정해져야 한다”며 “그런 사전 설명이나 의제 조율도 없이 정상회담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동행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혀 동행 요청을 거절했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동행 요청을 받으면 거절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과연 정당 대표들이 그렇게 갈 이유가 있는가 싶다”면서 “지금 여러가지 복잡한 사안이 걸려 있는데, 원내대표나 의원들이 가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문제부터 걸려 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남북정상회담은 정부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동행 요구를 거절했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자리에 여야 정당대표를 불러들이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청와대야 야당 대표들까지 초청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에 대해 “야당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손학규 대표는 어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연락을 받고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 직전 의장에게 분명히 남북정상회담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또다시 초청하겠다는 것은 야당을 압박하고 야당이 비협조한다는 굴레를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국회의장실은 “문 의장은 오후 3시 30분부터 이주영 부의장, 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한 결과 금번 정상회담에는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 같은 협의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의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 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 및 외통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의장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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