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일광 해녀들 “비오면 토사로 엉망 된 양식장… 걱정 태산(泰山)”
[부산] 기장 일광 해녀들 “비오면 토사로 엉망 된 양식장… 걱정 태산(泰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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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토사가 일광해수욕장 일대 바다로 흘러내려 온통 흙탕물로 변한 모습(위쪽). 4일이 지난 8일에도 흙탕물이 채 빠져나가지 못해 고여있는 모습(아래쪽).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토사가 일광해수욕장 일대 바다로 흘러내려 온통 흙탕물로 변한 모습(위쪽). 4일이 지난 8일에도 흙탕물이 채 빠져나가지 못해 고여있는 모습(아래쪽). ⓒ천지일보 2018.9.10

토사 유출돼 바다는 흙탕물

어촌 해녀 “비 오면 속이 타”

기장수협 “2년간 지속 피해”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복이 황토 묵고 죽기 전에 살릴라꼬 들어갔다 나왔지예.”

지난 3일 기장군 어촌계 한 해녀가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물질을 마치고 나오며 한 말이다.

부산 기장군 3개 어촌계(학리, 이천리, 이동리)에는 현재 25명의 해녀가 공동양식장에서 정성껏 키운 전복 해삼 등 자연산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곳 해녀들은 비가 오는 날이면 마음을 졸이고 심장은 타들어 간다.

그 이유는 바로 관내 용천 스톤게이트 골프장과 일광신도시 택지조성 관련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비가 오는 날엔 인근 앞바다의 토사 유출로 온통 흙탕물이 돼 바다가 더럽혀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정으로 일광신도시 택지조성 때(41만평)는 어업피해조사를 해 34억원 상당의 피해보상을 했다.

하지만 2년이 넘는 공사를 이어온 용천 스톤게이트 골프장 시행사 측은 피해보상은커녕 이렇다 할 합의점을 내놓지 않고 있어 생계를 위협받는 해녀 등 어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들은 지난 3월 시행사(오션디앤씨: 아이에스(IS)동서계열)와 시공사를 상대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어민들은 오는 29일 오픈 예정인 스톤게이트 골프장을 찾아항의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오션디앤씨는 최근 입주 첫날부터 아파트 지하주차장 벽면 내부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견돼 입주민들의 반발로 논란의 중심에 선 남구 용호동 ‘W’ 주상복합 아파트를 시공한 ‘IS동서’ 계열사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비가 오는 가운데 물질을 다녀온 해녀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복과 해산물을 쳐다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비가 오는 가운데 물질을 다녀온 해녀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복과 해산물을 쳐다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0

이곳에서 태어나 16살 때부터 물질을 시작해 60여년 간 해녀로 어업을 해온 김연순(가명, 75)씨는 “비가 올 때마다 공동양식장은 토사물로 엉망이 된 상황에 애간장이 녹아내린다”고 하소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삶의 터전인 양식장에 수년 전부터 주변 공사로 인해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토사가 다량 바다로 흘러내려 수십 명의 해녀들 삶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물질을 마친 한 해녀는 “비가 올 때마다 순식간에 양식장은 흙탕물로 변하고 폐사(전복 등)하는 등 애초에 주문받은 양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푸념을 쏟아냈다.

40여년 전 동네에 자리잡고 살아온 김경식(가명, 76, 남)씨는 “올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그나마 덜했지만, 용천리 골프장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와 2~3년 전은 비만 오면 황토 흙탕물이 흘러내려 해수욕장 영업 피해가 엄청났다”며 “조개는 죽고 물고기는 다 도망간 실정”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장수협 담당자는 “비단 최근뿐 아니라 2년 정도 지속적으로 피해가 컸고 그때마다 민원제기 등을 시공사에 알렸지만 지금까지 묵묵부답인 상황으로 소송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톤게이트 골프장이 공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16년 9월이다.

이에 앞서 기장군은 골프장 시행사인 ㈜오션디앤씨가 제출한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해당 공사로 인해 인근 어촌계 및 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으로 보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그러자 ㈜오션디앤씨는 기장군청을 상대로 건축허가 불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시행사 측이 승소하면서 2016년 8월 건축허가를 득하고 곧바로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께 내린 폭우로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토사가 일광천을 통해 앞바다로 유입되면서 상당한 어업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이상득 ㈜오션디앤씨 대표이사는 박주안 어업피해대책위원회 기장수협 조합장을 만나 ‘골프장 조성에 따른 어업피해조사를 위한 용역을 실시한다(단, 한 달 이내에 실시한다)’라는 내용을 골자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오션디앤씨는 합의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기장수협 및 어업피해보상대책위원회의 정관에 의하더라도 해당 공사와 관련한 협의 대상 기관이 기장수협임이 명백한데도 어업피해조사 용역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바다로 흘러내리고 있는 흙탕물.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바다로 흘러내리고 있는 흙탕물. ⓒ천지일보 2018.9.10

시행사 측은 답변서에서 “일광면 수협 3층 강당에서 고성과 항의로 피해보상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기장수협과 어업피해를 조사하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기습폭우 당일 공사현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어떠한 유해한 원인 물질을 배출했고 그것으로 인해 원고들 양식장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사 어떤 손해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수인한도를 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각 기각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의 해명을 듣고자 부산지역담당으로 알려진 L본부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비아냥거리는 투로 “마 댔어요. 끊으소”란 말과 함께 끊어 버렸으며 이후 본사 총무과는 확인 후 연락 주기로 했으나 역시 ‘함흥차사’다.

한편 지난 2일과 3일 부산지역 곳곳에 집중폭우가 쏟아졌다. 이 같은 현실에서 골프장 등에서 내려온 흙탕물이 인근 바다를 뒤덮었다. 이로 인해 전복·해삼·어류 폐사 등 또다시 막대한 피해로 어민들 생업에 지장을 초래한 가운데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일광천으로 흘러내는 흙탕물로 모습.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3일 일광천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흙탕물로 모습. ⓒ천지일보 201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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