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이라 할 때 여기엔 지형적으로 인접한 나라를 일컫기도 하겠지만 영향력만으로도 충분히 주변국의 반열에 오를 나라들도 많다. 이 한반도는 지형적으로 볼 때 대륙으로 또는 해양으로 뻗어가고 또 지배해 나갈 수 있는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적합한 요충지다. 그러한 지형적 특징으로 이 한반도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오는 역사의 굴레 속에 그 주변국들과 참으로 많은 사연을 공유하며 또 간직한 채 여기까지 왔다.

우리의 국화(國花)는 무궁화다. 그런데 그 무궁화는 유난히 벌레가 많이 끼는 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국화인 무궁화와 그 벌레가 우리의 역사와 결코 무관치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많고 많은 사연은 역사가 되고 진실이 되어 우리를 보게 하는 거울로서 오늘날 우리가 이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 사연은 또 우리를 지탱하게 하는 문화를 만들어 생각과 정신을 길러 오늘까지의 우리를 지키고 자라나게 하는 영양분이 되어 왔다.

이러한 문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종교다. 원래 우리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무엇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무엇인가에 의지하며 형성해 가야 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종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종교는 절대적인 것으로 우리의 문화 즉, 정신을 지배해 온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종교는 문화의 어머니다’라고까지 표현했다. 무엇인가를 바라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행태로 나타나니 결국 문화라는 장르를 낳고 만 것이다.

결과적으로 종교와 문화는 하나가 된 것이다. 종교문화 즉, 불교문화 기독교문화 유교문화 등으로 말이다. 그래서 문화는 정신이란 말이 성립이 되며, 그 정신은 곧 종교의 힘으로 나타나고, 오늘날 우리를 강렬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文化)라는 글을 한자로 보면 글월 文에 변화할 化자를 쓴다. 즉, 글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그것은 나아가 ‘글’은 종교(宗敎)의 교리를 뜻한다. 그리고 그 글 즉, 교리는 종교의 종(宗)자(갓머리; 하늘, 보일 시)에서 알 수 있듯이 으뜸가는 하늘의 글(열어 보여 알게 한 啓示의 글)을 가르치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늘의 문화’가 곧 이 땅의 역사로 나타났던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또는 무엇 때문인지 그 높고 높은 문화는, 아니 그 정신은 사라지고 땅의 것, 세상의 생각과 정신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변질되어 살아왔음을 알아야 한다.

하늘의 문화로 이어져오던 이 땅의 우리의 역사는 우리의 미련함과 부족함과 타락으로 서구 열강의 물질문명의 지배하에 종결되었고, 이제 다시금 정신 즉, 문화 나아가 종교의 힘에 의한 시대가 우리 앞에 도래했음을 넉넉히 깨달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바로 서기동래(西氣東來)가 이 경인년(庚寅年)을 기점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예부터 하늘을 숭배해 오며, 또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원하며 살아왔던 민족이었으며, 농사를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 즉, 하늘아래서 가장 큰 근본으로 삼고 농사를 생명처럼 여겨 왔던 민족이다. 농사를 지을 때 비가 내리지 않으면 하늘을 우러러 우리의 죄와 허물에 대한 용서를 빌며 비 오게 해 달라고 기우제(祈雨祭)를 드리던 민족이다. 오직 하늘을 의지하며 기원하며 살아 왔던 하늘의 자손이었다.

그러나 언급한 바와 같이, 무궁화에 벌레가 끼는 것 같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국들의 영향아래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나라이기도 했다. 그 원인은 전적으로 우리가 우리를 몰랐고 미련한 데서 비롯된 자업자득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라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사라졌던 정신을 회복해 그야말로 정신을 차려 우리는 물론 온 세상을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데 다함께 노력하라는 시대적 명령 앞에 서 있음을 명심 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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