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본문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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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지적장애로 호소할 곳 없어

주민들 알고도 침묵… 경찰 수사 나서

[천지일보 남원=김도은 기자] 전북 남원시 한 마을의 남성들이 지적장애 유부녀 A(40대)씨를 20여년 전부터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본지와 만난 A씨에 따르면 남원시 한 마을에서 이웃 주민인 60~70대 노인들에게 수십년간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20대에 같은 마을에 살던 6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이후 60~7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10여년 전 성폭행한 한 주민은 ‘자기 뜻에 맞지 않는다’며 성폭행 과정에서 자신을 눕힌 상태로 발이나 손으로 때리고 이마저 분을 이기지 못해 다시 자신을 들었다 놨는데 이후로 지금까지 몸이 너무 아프다고 설명했다.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고 당시 자신을 본 이웃 주민들이 깜짝 놀라 피를 닦아준 것으로 A씨는 회상했으며 그 일로 지금까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주민 B씨에 따르면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20여년간 성폭행과 폭행도 당해왔지만 같은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에게 말하지 못했다.

이에 주민 B씨는 A씨의 가족을 수소문한 끝에 최근 오빠인 가족 C씨와 연락이 닿았고, 가족 C씨는 동생과의 대화에서 20여년 동안 몇 차례 성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C씨는 “동생에게 성폭행한 주민들을 당장에라도 쫓아가 큰일을 낼 것 같은 감정을 누르고 변호사를 선임하고 고소했다. A씨 동생이 6살 때 천둥소리에 놀라 경기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이후로 지적장애가 왔다. 당시 부모님은 농사일로 바깥에 계셨다”며 “지금만 같아도 병원으로 달려갔겠지만 그때는 좀 물 좀 마시게 하고 쉬면 나을 거로 생각했다”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그때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이 마을 다른 주민은 “사실 이 마을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마을에서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면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제대로 처벌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찰이 이 지적장애 부부에게 합의를 원하느냐. 구속을 원하느냐고 물어봤다는데 A씨가 ‘원치않는다고 답하고 왔다’고 했다”면서 “A씨가 ‘합의’가 뭐고 ‘구속’은 뭐냐고 물어봤다며 단어 뜻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이렇게 물어봐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남편 B(50대)씨는 “아직도 마을에서 그 사람들이 미안한 기색은커녕 오히려 궂은일을 시키고 더 못 되게 군다”며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이번에 혼 좀 내줬으면 좋겠다”고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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