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호수열차를 타면 햇살에 비쳐 반짝이는 왕송호수와 함께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18.9.7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호수열차를 타면 햇살에 비쳐 반짝이는 왕송호수와 함께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18.9.7

경기 의왕 왕송호수, 스카이레일, 캠핑장 힐링 명소 ‘우뚝’
서울에서 지하철로 1시간, 자가용은 고작 30분 거리

 

캠핑장, 개장한 지 3개월 만에 1만명 돌파
스카이레일, 짜릿함+재미+빼어난 풍경 선사

[천지일보=박혜옥, 이성애 기자] 팍팍한 도심생활, 복잡한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불현듯 가족이나 연인과 힐링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여행’하면 ‘꼭 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교통체증’이 공식처럼 떠오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하루하루가 너무 아깝다. 이것들을 모두 충족시킬 만한 곳은 없을까. 최근 바쁜 일상 속 ‘쉼표’가 필요할 때 서울 근교 나들이 장소로 급부상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왕송호수’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캠핑장(글램핑·카라반), 의왕스카이레일, 레일바이크와 호수열차,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최근 파라과이 출신 방송인 아비가일이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친구들과 스카이레일과 레일바이크 투어를 나선 곳도 바로 이곳이다.

며칠 동안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인 지난달 31일, 기자 일행은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1시간 남짓 달려 의왕역에 도착했다.

철도박물관 야외에 전시돼 있는 오래된 열차. ⓒ천지일보 2018.9.7
철도박물관 야외에 전시돼 있는 오래된 열차. ⓒ천지일보 2018.9.7

◆철도 역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의왕철도박물관’

의왕은 철도의 도시다. 의왕역에는 철도산업홍보관이 자리하고, 역 앞에는 철도특구를 상징하는 의왕레일타워가 아름다운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옛 한국철도대학)도 근처에 있으며 특히 의왕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는 철도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왕송호수로 가기 전에 철도박물관을 찾았다. 철도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철도박물관 야외 전시장에는 예전에 운행됐던 증기기관차, 디젤기관차 외에도 대통령 전용 객차, 유엔 사령관 전용 객차 등 21개의 열차가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 때까지 사용한 대통령 전용객차가 눈길을 끈다. 객차 정면에는 봉황과 무궁화가 그려진 철판이 달려 있어 위용을 과시한다. 실내에는 회의실, 침실, 경호실, 화장실, 주방 등이 갖춰져 있다.

실내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한국 철도의 변천사를 관람할 수 있다. 경인철도 기공 당시의 사진부터 초기 철도원들이 입었던 제복, 기차표 인쇄기, 차량 명판, 각종 승차권 등 신기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의왕 철도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모형 철도디오라마실이다. 철도박물관이 개관한 1988년부터 현재까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 장소다. 이날도 경기도의 여러 어린이집에서 관람 온 어린이들로 자리가 꽉 찼다.

정교하게 축소·제작된 열차 모형들이 고층빌딩 즐비한 서울 도심 사이를 하루 동안 순환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해설자가 간단한 설명을 끝내고 ‘000 열차가 출발합니다’라고 말하면 객석에선 어린이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일제히 “출발~”이라고 함성을 지른다.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스카이레일을 타고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일품이다. ⓒ천지일보 2018.9.7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스카이레일을 타고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일품이다. ⓒ천지일보 2018.9.7

◆짜릿함과 멋진 전경을 맛볼 수 있는 ‘스카이레일’

“꺅~!”

왕송호수 인근에 있는 스카이레일 전망대에서 ‘휙~’하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하늘 위로 울려 퍼졌다.

스카이레일을 타고 날아가던 김민(26, 여)씨의 짜릿한 비명이었다.

고공에서 350m를 날아 반대편으로 도착한 김씨는 “발을 떼는 순간, 잠깐 무서웠다가 내려올 땐 너무 재미있었다”며 “위에서 내려다 본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웠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바람 쐬러 나왔다가 스카이레일에 도전한 김영희(52, 여)씨는 “올라오기 전까지는 엄청 무서웠다. 발을 뗄 땐 움찔했는데, 막상 내려오니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흥도 나서 손까지 흔들며 내려왔다”면서 “다만 길이가 좀 짧아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 18일 왕송호수 캠핑장과 함께 개장한 의왕스카이레일은 자연학습공원 동산에 세워진 41m 높이의 타워에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매표소까지 350m를 하강하는 3개의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시속 80㎞의 최고 속도에서 아찔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발아래로 펼쳐지는 왕송호수와 자연학습공원의 빼어난 풍경은 가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의왕 왕송호수 연꽃단지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8.9.7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의왕 왕송호수 연꽃단지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8.9.7

◆‘호수열차’ 타고 ‘왕송호수’에서 힐링

기자 일행 또한 스카이레일의 아찔함을 즐기고 나서 왕송호수로 발걸음을 옮겼다. 왕송호수는 제방길이 640m, 총저수량 207만톤의 호수로 사계절 철새 도래지이자 다양한 어종 및 습지식물, 수중식물이 분포돼 있는 곳이다. 또한 주변에는 호수 순환 레일바이크와 호수열차,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생태탐방로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생태체험시설이 들어서 있어 도심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왕송호수에서는 레일바이크와 호수열차가 운행한다. 기자 일행은 호수열차를 타고 왕송호수를 둘러보기로 했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본 듯한 귀여운 호수열차가 기자 일행을 반겼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열차 안에 앉아 있으면 왕송호수 위로 청둥오리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광경, 두루미·왜가리 등이 고고한 자태로 날갯짓하는 풍경과 조우하게 된다.

걱정과 시름을 덜어내는 힐링의 순간이었다.

1만 1340㎡의 부지에 조성된 왕송호수 캠핑장 전경 (제공: 의왕시) ⓒ천지일보 2018.9.7
1만 1340㎡의 부지에 조성된 왕송호수 캠핑장 전경 (제공: 의왕시) ⓒ천지일보 2018.9.7

◆‘왕송호수 캠핑장’ 인기몰이 ‘후끈’

자연과 함께 한껏 힐링을 하고 나서 향한 곳은 호수 옆 1만 1340㎡의 부지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캠핑장에 들어서니 초록 잔디와 대비되는 화사한 주황색의 글램핑이 눈에 쏙 들어온다. 글램핑 안에는 편안한 캠핑이 될 수 있도록 냉장고, 전자렌지, 밥솥 등 주방용품은 물론 침대, TV까지 갖춰 아늑한 호텔 방을 연상케 했다.

이곳 캠핑장에는 카라반 10대, 글램핑 15대, 일반 캠핑데크 10곳이 들어섰다.

입실 시간인 오후 2시가 되자, 입실 준비를 하는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보였다.

안양에서 가족과 함께 온 박세은씨는 “자가용으로 30분밖에 안 걸려 친구 소개로 오게 됐다. 친구 가족이랑 지난 주말에 신청을 했는데 경쟁률이 높아 안 됐다가 이번엔 평일로 다시 신청을 했더니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캠핑장 근처에 생태박물관과 분수대 등 산책로도 잘 돼 있어 아이들과 놀다가 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온 신한정씨는 “남편 직장이 의왕시라서 남편 동료들이 이곳을 많이 왔다 갔다고 들었다. 동료들이 거리도 가깝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추천해줬다”며 “캠핑 시설과 주변 환경을 보니깐 100% 이상 만족한다”고 전했다.

캠핑장 관계자는 “이곳 캠핑장은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만실이다. 카라반도 겉으로 보기엔 작아 보여도 내부를 보면 4인 가족이 편리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면서 “다른 캠핑장에선 숯불을 이용할 수 없는데 이곳은 야영장이라 숯불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메리트가 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왕송호수 캠핑장은 최근 개장한 지 3개월 만에 1만명을 돌파해 기념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캠핑장 잔디밭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7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캠핑장 잔디밭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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