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사람들은 대부분 대화 중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말하면 할수록 화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포기하거나 침묵하고, 상대 앞에서 떠나버리게 된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 반드시 공유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상대가 자신의 아이라면 어떨까.

이 책은 언어에 대해서 저자가 경험하고 그때마다 느낀 바를 쓴 18편의 ‘말이 단련되는 장소’에 관한 에세이다. 말이 단련되는 것은 대부분 말이 통하지 않는 장소에서다. 그것은 말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경우다.

그때 사람은 비로소 언어의 불가사의한 성격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좌절을 반복하면서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게 된다. 즉 말이 단련되는 것이다.

‘말이 단련된다’? 말(馬)이 아닌 말(言語)을 어떻게 단련해? 단련된 말이란 어떤 말일까?

단련된 말이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지만 흔해빠진 언어인데도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고, 오래오래 마음속에 남아 있거나, 한마디 말 앞에서 멈춰 서고 그 말에 오버랩 되는 풍경에 특별한 의미가 느껴지는 그런 언어라고 저자는 말한다.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 오래된생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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