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URI-Korea)이 ‘종교와 생명문화’라는 주제로 제94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원다문화센터 원장 김대선 교무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연합(URI-Korea)이 ‘종교와 생명문화’라는 주제로 제94차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원다문화센터 원장 김대선 교무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한국종교연합 ‘종교와 생명문화’ 평화포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생명의 존엄성이 무너져 가는 우리 사회 속에서 생명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종교계의 역할을 고민하는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종단 협의기구인 한국종교연합(URI-Korea)이 개최한 제94차 평화포럼이 6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종교와 생명문화’라는 주제로 열렸다.

원불교 원다문화센터 원장 김대선 교무는 ‘생명존중은 상생의 원리이다’란 주제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품어야 할 생명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이야기했다.

김 교무는 “원불교의 사상인 사은(천지·부모·동포·법률)의 생명윤리는 모든 생명이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각기 분리돼 있는 것 같으나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커다란 한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물이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체라는 자각으로부터 생명문화가 싹트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무는 사은윤리 속에 담긴 생명문화 정신이 인류의 화합을, 나아가 공생공영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명·인간 존중의 정신이 현실에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종교인들의 연대활동이 필요하다”며 종교계가 앞장서 생명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평화포럼의 사회를 맡은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평화포럼의 사회를 맡은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목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이어 발제한 박윤옥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회장은 생명문화를 이야기하며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우리 후손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워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어둡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환경적,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다자녀를 포기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1.05명에서 0.97명이 됐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다시 말해 가임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17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를 보면 세계 198개 나라 중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가 최초일 가능성이 커졌다.

박 회장은 “저출산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다각도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펴야 한다. 종교계, 시민사회도 함께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낙태를 줄이는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0년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낙태수술만 한해 16만여건에 달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37~50만명에 이른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발표한 ‘2017년 출생통계’에서 출생아 수가 35만 7800명이라고 했다. 추정치이든 공식자료이든 두 자료를 대조하면 그 심각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박 회장은 이 문제를 지적하며 “혼밥·혼술, 자살, 낙태 등 개인의 생각을 중시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개인의 생명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생명문화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공동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종교는 본질적으로 생명을 가르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본다. 생명 존엄의 가치를 표방해 환경을 보호하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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