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문화’는 화훼산업 활성화 및 올바른 화훼문화 확산, 꽃을 가까이 함으로써 발생하는 문화적 순기능을 살펴보고 나아가 화훼 농가 및 관련 단체에 활력을 주기 위해 만든 기획입니다. 특별한 날만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꽃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출발. 글마루와 aT화훼사업센터가 함께하는 기획에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알록달록 선인장들이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알록달록 선인장들이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세먼지 걸러줘 반려식물로 주목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 접목선인장

전 세계 유통량 70% 이상 차지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선인장’ 하면 흔히 열대지방의 사막과 가시로 뒤범벅된 식물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선인장만큼 다양한 형태를 가진 식물도 없다. 분포대 또한 해안에서 만년설이 덮인 고산지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실내인테리어의 마지막은 식물이 장식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식물이 인테리어에 큰 역할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심각한 미세먼지 같은 유해물질들을 걸러주는 공기 청정의 기능까지 해주기 때문. 선인장은 밤에 산소배출능력이 크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에 거실이나 안방 침실에도 대형선인장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선인장과 친구 됐어요”

선인장은 기르는 방법도 쉬운 편이어서 반려식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김지연(35, 가명)씨는 작은 선인장 하나를 반려식물로 구매했다. ‘콩이’라는 이름도 지어주며 퇴근 후엔 가장 먼저 들여다볼 만큼 애정을 쏟고 있다고. 김씨는 “집에 돌아오면 쓸쓸한데 화분 하나만으로도 집 분위기가 달라져 좋다”며 “생명체가 집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직장인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반려식물을 키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 쇼핑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반려식물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어느 소셜미디어에서 ‘반려식물’ 해시태그 게시물은 11만 건이 넘는다. 잎에 물을 저장하고 있는 선인장 등 ‘다육식물’의 애칭은 ‘다육이’는 약 37만 건에 달한다.

다육식물 중 하나인 선인장은 줄기나 잎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돼 기르기 쉬우며 개성 있는 모양도 매력적이다. 생명력 강하고 우직한 성품을 지닌 선인만큼 키우기 좋은 식물도 없다. 천천히 성장하는 선인장은 반려동물처럼 평생을 함께할 수도 있다. 꽃이 피거나 줄기가 자라기도 하며 다 같은 모양으로 자라지 않는 것이 선인장의 특징이다.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고덕원예무역 농장의 접목선인장들이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을 뽐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고덕원예무역 농장의 접목선인장들이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을 뽐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꽃보다 ‘접목선인장’

선인장 하면 녹색의 억센 줄기와 날카로운 가시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 가운데 서로 다른 선인장을 하나로 붙여 만든 ‘접목 선인장’은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특히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은 전 세계 유통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화사한 노란색과 강렬한 검붉은 색, 곱디고운 분홍색까지 각양각색의 자태를 뽐내는 접목선인장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고덕원예무역’을 찾았다. 농장 안으로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접목 선인장이 비닐하우스 안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는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이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접목선인장 종자를 길러 육종시키는 기술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며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선인장연구소에서 품종을 개발하고 농가에서 재배기술의 혁신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이 세계적 수출상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은 색이 예쁘고 가시 대신 하얀 털이 많은 데다 증식력도 좋아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매년 11월에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화훼박람회 ‘IFTF(International Floriculture Trade Fair)’에 참가해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을 전시·홍보하고 있으며 약 450만 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접목선인장은 형형색색의 ‘접수(접목할 때 윗부분)’와 푸른색의 ‘대목(접붙일 때 뿌리가 포함된 아랫부분)’을 결합한 품종이다. 원래 일본에서 개발한 것으로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본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였다. 일본이 인건비를 문제로 생산을 중단한 뒤 한국에서 1990년대부터 품종 연구를 시작했다. 대표적 상품은 ‘비모란’이다. 접목선인장은 대목으로 삼각주를 쓰고 머리 부분은 비모란과 산취 선인장이 주로 쓰이는데 접목선인장 수출량의 90% 이상이 비모란 선인장이 차지하고 있다. 비모란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품종으로 둥근 모양의 형태에 빨간색, 주황색, 검은색까지 다양하다. 김 대표는 “비모란은 그 자체로는 엽록소가 없어 생육할 수 없기 때문에 왕성한 삼각주 선인장에 접목해 재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목선인장은 소득과 판로가 안정적인 작목으로 평가받는다.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많다. 원하는 곳은 많지만 생산량이 한정돼 있다. 김 대표도 바로 이를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신규 농가의 진입이 극히 제한적이고 기존 농가들도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초기 투자비용만이라도 지원해줘서 생산량을 더 늘리는 것이 김 대표의 바람이다.

선인장(仙人掌)은 한자로 풀이하면 신선의 손바닥을 의미한다. 왜 선인장이라는 붙여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수십 년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반려식물 문화를 형성해온 친숙하고 강인한 생명체라 할 수 있다.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가 접목선인장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가 접목선인장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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