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없어요”… 위험천만 ‘청소년 자해 인증’ SNS 타고 확산
“이유는 없어요”… 위험천만 ‘청소년 자해 인증’ SNS 타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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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청소년들의 자해 인증샷이 게시돼있다. (출처: 페이스북 캡처)
인스타그램에 청소년들의 자해 인증샷이 게시돼있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자해’ 게시물 3만개 넘어

“몸에 상처 내면 후련해… 못 끊겠다”

청소년 자해인증 막아달라는 청원도 등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이유는 없다. 이렇게라도 하면 답답함이나 스트레스가 좀 풀린다.” “그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는 걸 느낀다. 상처의 쓰라림만이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이같이 자해와 관련된 글과 함께 자해사진을 올리는 등 이른바 ‘자해 인증’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급속히 번지고 있다.

자해 인증샷은 대표적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5일 오후 3시 기준 인스타그램에 ‘자해’ ‘자살’ 등을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3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등장했다.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다. 사진 속 청소년들은 ‘커터칼’이나 ‘바늘’ 등으로 자신의 손목이나 발목, 팔, 허벅지 등을 긋고 피를 흘리고 있다.

자해로 인해 피가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과 손목에 바늘 등을 꽂고 있는 사진도 수천장이 넘는다. 심지어는 붕대를 감고 있는 팔 사진과 함께 ‘얼른 다시 자해하고 싶다’는 글이 담긴 게시물도 있었다. 각 사진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들이 갖가지 표현으로 달려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게시물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을 통해 또래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총 2주간 국민 참여 온라인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벌인 결과, 자해사진과 같은 자살유해정보 77.3%(1만 3416건)는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었다. 이어 기타사이트 10%(1738건), 온라인 커뮤니티 8.9%(1546건), 포털사이트 3.6%(638건) 순으로 자살유해정보가 많았다.

발견된 자살유해정보는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8039건, 46.4%) ▲자살방법 안내(4566건, 26.3%) ▲기타 자살 조장(2471건, 14.3%) ▲동반자살자 모집(1462건, 8.4%) ▲독극물 판매(800건, 4.6%) 등이 있었다. 게재된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중에서 자해사진은 6808건으로 84%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가장 많은 자살유해정보가 신고된 인스타그램(7607건)에서는 자해 관련 사진의 신고가 63%(4867건)나 달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이같이 반복적인 자해를 하는 청소년은 자살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학업, 교우관계 등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자해를 시작한지 3개월 됐다는 김수민(가명, 17)양은 “매번 (자해로 인한 상처로) 병원을 다녀오면 끊어야지 하면서도, 몸에 상처를 내면 오는 후련함 때문에 끊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자해나 자살을 계속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상황까지 노출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육체적인 아픔에 익숙해지면 자살에 가까워지게 돼 있다”며 “아픔에 무감해지면 그것보다 더 높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가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청소년들의 자해 인증은 왜곡된 습관과도 같다”며 “부모들이 이러한 청소년 자해 현상에 관심을 갖고 내 아이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년들의 자해인증을 막아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본인을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자해 청소년들의 수가 2018년 1학기부터 늘며 자해하는 문화가 전파됐다”며 “정신과 의사들은 하루에 여러 자해 사례로 진료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지 정신의학에서 진료하는 비자살성 자해질환(non-suicidal self injury disorder)을 넘어 하나의 문화 신드롬처럼 전파되는 것 같은 우려가 들어 청원을 하게 됐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해 관련 사진이 게재되지 않게 해당 회사들이 대책을 강구하고 자해사진, 자해하는 법을 전파하는 내용은 삭제되거나 경고문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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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ㅇㅈ 2018-09-14 22:23:50
자해가 유행하니까 자해를 인증하는게 아니고 너무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런 얘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안되니까 SNS에 자신만의 작은 일기장을 만들어서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는거에요 제발 이런 기사 쓰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