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회 취업 취약계층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 희망자들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회 취업 취약계층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 희망자들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4

서울시, 건강관리 프로그램 부스도 마련

“노숙인 일자리, 1년 이상 지속 별로 없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하는 취약계층 일자리 박람회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광장을 중심으로 설치된 부스에는 서울 각지에서 모여든 구직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시는 4일 오후 32개 민간기업과 함께 노숙인, 쪽방 주민 등 취약계층을 위한 ‘취약계층 일자리 박람회’를 진행했다.

이번 박람회는 지난 1·2회와는 달리 여러 면에서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다.

시청 앞 잔디 광장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와 면접을 보는 채용관이 광화문 대로를 따라 줄지어 있었고, 이력서 작성과 증명사진 촬영 등을 하는 취업지원관이 시청 앞 관사와 마주한 채로 노숙인 시설 등에서 만든 물품 전시관과 함께 천막촌을 형성하고 있었다.

을지로 방향으로 펼쳐진 천막에는 취약계층의 결핵검진과 혈액검사 등의 건강검진과 정신상담, 미술치료를 하는 건강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자리 주선은 물론, 체험 프로그램과 건강관리까지 마련한 것이다.

시는 “노숙인, 쪽방 주민 등의 완전한 자립을 위한 지속가능한 민간 일자리 확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람회는 오후에 시작해 늦여름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500㎖ 생수를 마련해 참가자에게 나눠주면서 “취약계층에 있는 분들이 일자리를 구해 자립 의지를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용공고 게시판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던 오희동(28, 서울 성동구)씨는 “쑥쓰럽지만, 노숙인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며 “몸이 안 좋아서 힘쓰는 일은 당분간 할 수 없다. 어렵겠지만, 이번에 일자리를 구해 자립해 나가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강원도가 고향이라는 강정현(25, 서울 마포구)씨는 “서울에서 취업도 안 되고 돈도 떨어져서 구청 도움을 받아 비전센터에서 살게 됐다”며 “전에 상담 관련해서 일을 했는데 그런 쪽으로 계속해서 일해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참가자는 한결같이 이번 박람회를 만족해했다.

일행과 같이 왔다는 박주영(가명, 50)씨는 “우리처럼 어렵고 힘든 사람들 누가 신경이나 써주겠느냐”며 “이런 자리라도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희망을 가져보는 것 아니겠냐”고 고마워했다.

특히 무료로 진행되는 사진 촬영, 이력서 작성, 구직면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눈에 띄었다.

서울역 노숙인 쉼터에서 거주한다는 김진영(가명, 61)씨는 “나이도 있고 몸도 불편한데 이렇게 원스톱으로 돼 있어 얼마나 편리한지 모르겠다”며 “다만 나를 써 줄 데가 있을지가 걱정된다”고 했다.

이문제 서울시 일자리 지원센터장은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위해 참여한 민간기업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번 박람회가 취약계층으로 하여금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설 수 있게 하고 일반 시민에게는 노숙인에 대한 시선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쉬웠던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이 노숙인들이라서 몸도 안 좋고 한동안 일을 하지 않아서 취업을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며 “1년 이상 지속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이어 “쉼터 등에서 자활프로그램을 등을 통해 여건이 우선 마련돼야 취업을 해도 좋은 결과를 낳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민간 일자리 1155개와 공공 일자리 1080개, 몸이 불편한 노숙인을 위한 공동작업 465개 등 총 27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박람회 기간 120개의 일자리를 마련했다.

앞서 지난 2017년에는 108명에게 민간일자리를 알선했으며 법률상담, 신용회복 상담 등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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