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맞아 젊은이들로 구성된 농촌문화기획단이 경상북도 영덕군 인량리 오봉종택 앞에서 강강술래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농촌문화기획단)

매년 음력 8월 15일 한가위가 되면 온 국민들이 오랜만에 일가친척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 고속도로 위에서 오랫동안 고생을 하더라도 반가운 얼굴들을 볼 새면 금방 피로를 잊고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추석 당일이 되면 차례를 지내고 송편을 먹으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주고받는다. 예전처럼 집안 행사를 거하게 치루지 않지만 추석은 가족이 모이는 따뜻한 명절이다.

우리나라와 이웃한 나라에도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을까? 북한은 우리와 같이 추석, 일본은 오봉, 중국과 대만은 중추절이 있으며 민족의 명절로 각각 자리 잡았다.

◆일본 ‘봉오도리’로 조상의 영혼 달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석을 쇤다면 일본은 오봉이 있다. 유교에서 나온 추석과 달리 오봉은 불교에 근간한다. 보통 오봉은 추석보다 한 달가량 빠르기 때문에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있다. 오봉은 매년 음력 7월 15일을 기준으로 일주일간 쉬며, 올해는 8월 24일이었다.

오봉을 쇠는 동안 일본인들은 조상의 영혼을 집 안에 있는 불단(佛壇)에 모시다가 명절이 끝날 때 보낸다. 영혼을 부르기 위해 대문 앞에 ‘무에까비’라는 불을 켜놓고 끝날 때는 불을 켜놓은 등을 바다나 강물에 띄우는 ‘도로오나가시’ 의식을 행한다.

오봉은 추석과 마찬가지로 성묘, 즉 하까마이리를 지낸다. 주로 묘역은 사찰 내에 있다.

일본 전역에서 공동체의식을 높이기 위해 ‘봉오도리’라는 행사다. ‘봉’은 오봉을, ‘오도리’는 춤을 뜻하는 민속춤이다. 동네 사람들은 저녁에 유카타를 입고 모여 망대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춘다.

봉오도리는 보통 신사나 사찰 내에서 통나무로 높이 3~4m 정도의 망대를 만들고 민요에 맞춰 북을 치는 것으로 진행된다. 봉오도리는 조상 등 망자들의 영혼을 달래고 저승으로 다시 보내는 데 뜻을 두고 있다. 저승에서 찾아온 영혼들이 후손들과 함께 즐겁게 춤추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1년에 한 번 자리를 만든 것이다.

오봉은 원래 ‘우라봉’이라고 불렸다. 미얀마어 ‘울람바나’라는 불교행사에서 온 우라봉은 곧 오봉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울람바나는 ‘거꾸로 매달린다’라는 뜻으로 목련존자(目蓮尊者)의 어머니가 죄를 지어 아귀도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목련존자는 석가의 가르침에 따라 7월 15일에 100가지 음식을 수행이 끝난 중들에게 공양, 비로소 어머니를 구할 수 있었다. 이를 전통으로 삼아 일본인들은 조상의 성불을 기원, 민가와 절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조상의 영전이나 부처에게 공양하고 있다.

500여 년 전에 시작된 봉오도리 축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 일본 오봉은 매년 음력 8월 15일이며, 조상의 혼과 함께 춤을 추는 봉오도리 행사가 진행된다. [일러스트=박선혜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북한, 단 하루의 추석

남한과 같이 북한도 추석을 쇤다. 하지만 남한은 3일을 추석 연휴로 시간을 보내지만 북한은 단 하루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는 일가친척이 모여 추석을 보내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멀리 떨어진 친척집에라도 가려면 휴가를 내야 하는데 이도 마땅치 않다. 교통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대신 가족단위로 성묘를 찾는데 산소에 가기 전 주민들은 음식을 정성껏 준비한다. 없는 살림에도 좋은 재료를 장만한다. 우리와 같이 북한도 햇과일과 햇곡식을 사용한다.

성묘를 찾을 때 남한은 조상에 대한 예로 정장이나 한복을 차려입지만 북한은 정장, 캐주얼의 구분 없이 단정하고 깨끗한 옷을 골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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