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5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5

인권위 첫 여성 위원장… 3년 임기로 활동

평등권 실현 강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이 5일 취임식을 갖고 ‘인권위 첫 여성 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최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인권위 블랙리스트 등 과거 독립성 훼손 사건 진상규명과 함께 인권위 독립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제8대 인권위원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국가 정책에 국제인권규범이 적용되도록 견인해 낼 힘 있는 국가 인권전담기구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겠다”며 “인권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시하고 끝까지 견인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 위원장은 그간 논란이 된 인권위 독립성과 관련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인권위는 시민사회로부터 지난 10년간 용산 참사 등 심각한 인권 현안들을 수차례 외면하고 책임을 방기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며 “인권 보호 의무를 진 인권위가 일련의 인권침해 과정에서 오랜 시간 침묵하며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한 데 대해 신임위원장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과거 정부에 의한 독립성 훼손 사건으로 논란이 인 바 있다. 대표적인 독립성 훼손 사고로는 지난 2007년 이명박 정부 시절 발생한 ‘인권위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다. ‘인권위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0월 당시 인권위 사무총장이었던 김옥신 변호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이 ‘정부와 함께할 수 없는 직원’ 10여명의 명단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5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5

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잘려나간 인권위 조직을 회복시켜 국가의 인권보호체제를 굳건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자신의 네 가지 책무로 ▲우리 사회 혐오·차별 해소 ▲양극화 문제와 사회안전망 위기 대처 ▲정부와 지자체 인권옹호 파트너십 강화 ▲인권시민사회 단체와의 혁신적 관계 개선 등을 말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 평등권 실현을 위해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난민,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와 혐오표현이 광범하게 퍼지며 지역인권조례의 후퇴로 이어지고 있다”며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평등권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회 양극화 문제와 사회안전망 위기 대처와 관해서는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인권 취약집단 보호, 평등한 교육기회,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권 강화, 주거 빈곤층의 주거권 강화 등의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 인권옹호 파트너십 강화에 관해서는 “국가가 인권실현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지방분권화 시대에 발맞춰 지역 간 인권보호체계의 격차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시민사회 단체와의 혁신적 관계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인권신장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은 절대적이고 독립적이며, 필수적”이라며 “시민사회의 역할을 의견수렴 창구로 제한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부터 오는 2021년 9월 3일까지 3년 임기로 활동하게 된다.

최 위원장은 지난 19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을 시작으로 성폭력특별법제정특별추진위원회 위원장,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이사장, 인권위 상임위원 및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새로운 3년과 다가올 20년을 향하는 목표는 ‘어떤 사람이든 존엄한 존재로 사회와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세상, 곧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인권위가 새로운 20년 발전사를 써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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