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학생 인권보호에 앞서 교권보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학생 인권보호에 앞서 교권보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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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 B씨(61)를 향해 유리병을 던지며 폭행하고, 학교 복도 진열장 유리를 깨고 소동을 피워 경찰에 입건이 됐다.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와 교권보호대책이 미흡해 생긴 사건이다. 학생인권 조례와 가정교육의 붕괴로 인해 아이들이 점점 거칠어져 어른이나 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 교사의 손발을 학생인권조례로 꽁꽁 묶고 학생을 교육(학습, 생활, 인성지도)하라고 하니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거나 무시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다. 교권침해는 교사뿐 아니라 선량한 일반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만큼 엄중한 처벌과 교권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필자가 5년 전 학교에 재직할 때 MBC라디오에 투고 했던 글을 보면 학교에서 교권 붕괴가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띠옹 띠옹’ 아침부터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경찰차 한 대가 학교 운동장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경찰차 사이렌 소리에 놀라 창밖을 쳐다보니 경찰관 두 명이 차에서 내려 교무실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처음에는 이런 모습들이 낯설고 놀라서 경찰관이 들어오는 입구 쪽으로 뛰어 내려갔는데 이젠 익숙한 모습이 돼 버렸다. ‘또 어떤 몰지각한 놈이 112 신고를 했구먼. 정말 말세야!’라고 생각하며 애써 외면을 한다. 외면한 채 일에 몰두하다 동료 교사인데 외면하고 있자니 맘이 편치 않아 결국 일어나 교무실로 향한다. 이미 그곳에는 가해자라고 표현하긴 좀 그런, 1학년 3반 담임 교사와 피해자 겸 112 신고자인 1학년 3반 김상우(가명)군이 경찰관 입회하에 대질심문을 받고 있다.

김군은 1학년 3반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수업 방해꾼 중에 방해꾼이다. 김군의 가방에는 늘 교과서나 노트, 심지어 펜 하나도 들어 있지 않고 급식을 먹을 수저와 젓가락이 내용물의 전부다. 수업 내내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고 장난치다 지치면 1시간 내내 엎드려 잔다. 김군이 잠을 자면 수업하기가 편하다고 오히려 자는 것을 못 본 체 놔두는 교사가 더 많다.

그런 김군이 아침 자습시간에 너무 나대는 것을 보다 못한 올해 57세인 담임교사가 ‘이놈이!’하며 양 귀를 손으로 잡는 체벌을 한 게 경찰차가 학교로 오게 된 원인이다. 교무실에 들어 온 경찰관은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않고 오로지 직무에만 충실하겠다는 태도로 김군과 담임교사에게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진술을 요구한다.

“네 이름이 김상우구나. 그래 경찰관은 네 편이다. 오늘 아침에 어찌해서 112에 신고를 하게 돼는지 소상히 말해보렴.” 그러자 담임교사가 먼저 “아! 그게 참! 별일 아닙니다. 그냥 제가…”라고 말을 하려고 하자 경찰관은 “아! 선생님은 일단 가만히 계시고요. 먼저 학생 진술부터 듣고 나중에 진술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교사의 말을 제지한다.

옆에서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치밀어 주먹이 저절로 쥐어진다. 어쩌다 학교가 이 지경이 됐는지 스승도 없고 제자마저 없는 학교가 된 것이 서글프다. 그렇게 직무에 충실한 경찰관은 평소 버릇없고 예의 없기로 소문난 1학년 3반 김군의 기를 팍팍 세워주고, 어느덧 교단경력 34년차인 반백의 57세 담임 교사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놓고 돌아간다. 자신의 임무를 아주 충실히 잘 수행하고 간다는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말이다.

교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는 1학년들이 3학년들보다 수업하기 더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다. 초등학교 때 이미 ‘체벌금지’ ‘인권조례’ 등의 구호를 들으며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던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와 선배들이 있어도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 수업시간에는 교과서나 노트를 하나도 꺼내지 않고 책상 위에는 머리빗, 화장품, 휴대폰을 기본으로 올려놓고 수업시간 내내 만지작거린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학생의 인권만 보호하려는 교육당국과 국가인권위 권고 탓에 아이들의 개인소지품을 일절 건드리지 못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공중도덕을 지키고, 예의를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등의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교권이 붕괴된 학교에서 배출된 아이들이 이 사회의 주축이 되는 10년 후의 우리 사회가 어찌 변할까 두렵기까지 한다. 외국 학교 같이 우리 학교도 권총으로 무장한 청원경찰이 상주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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