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전대웅 기자] 20일 서울 잠실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주부인 이진영(가명, 30대)씨가 채소 코너에서 무를 들고 있다. 이날 잘린 무는 2350원, 일반 무는 2780원에 거래됐다. ⓒ천지일보 2018.8.20
[천지일보=전대웅 기자] 20일 서울 잠실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주부인 이진영(가명, 30대)씨가 채소 코너에서 무를 들고 있다. 이날 잘린 무는 2350원, 일반 무는 2780원에 거래됐다. ⓒ천지일보 2018.8.20

8월 소비자물가 1.4% ↑

채소30% 과일9.2% 껑충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시금치는 안산지 오래됐고 배추도 너무 비싸서 올해 김장은 포기했어요. 채소며 과일이며 안 오른 게 없어 당장 추석 차례상 마련이 걱정이네요.”

4일 서울 용산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54)씨는 이같이 텅빈 장바구니를 들고 푸념했다. 폭염에 이은 폭우로 채소 가격 멈출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생선과 과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오르며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월보다는 0.1%포인트 줄었지만 누진제 한시적용에 따른 영향이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계속된 셈이다.

채소는 폭염의 영향을 전월 대비 30%나 급증했다. 2016년 9월 33.2% 상승세를 기록한 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3.5% 올랐다. 농산물과 과일도 각각 7.5%, 9.2%씩 올랐다.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긴급 방출을 결정한 배추도 71%나 가격이 뛰었다. 시금치 가격도 128%나 올랐고 무(57%), 양배추(85.5%)도 전월 대비 상승했다. 가격 안정을 위해 수천톤의 배추와 무를 긴급 방출하고 있음에도 이처럼 가격이 계속 치솟자 정부는 배추 3천톤과 무 1천톤을 긴급 수매해 도매시장에 집중 방출하기로 했다. 쌀과 고춧가루도 전년 동기 대비 33.4%, 44.2%씩 증가했다.

수산물도 6.0% 상승했다. 축산물은 달걀(-31%), 돼지고기(-3.9%) 등의 가격 안정세로 전년 동월 대비 3.9%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1%포인트 끌어내렸다.

석유류도 전년 대비 12.0% 오르며 전체 물가를 0.52%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계속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1년 전보다 각각 11.0%, 13.4%씩 상승했다. 석유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공업제품도 2.0% 올랐다. 지난해 3월 2.4% 기록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교통물가지수(4.6%) 역시 석유류 영향으로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비도 2.6%나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고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도 같은 기간 3.2% 상승했다.

반면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8.9% 내렸다. 7~8월 누진제 구간 조정에 따른 한시적인 효과로 전기료가 16.8% 하락한 영향이다.

8월 소비자물가동향. (제공: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 (제공: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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