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세습 논란을 사고 있는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변칙세습 논란을 사고 있는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김삼환·김하나 목사 세습 철회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세습 논란을 빚은 세계 최대 장로교회인 명성교회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세습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개신교 연합기관이 공개적으로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NCCK 신학위원회는 3일 이정배 위원장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회세습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NCCK는 “명성교회 담임목사직 부자세습 문제로 거듭 촉발된 세습논쟁은 한국교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명성교회의 경우 소속교단의 법과 질서를 거스를 뿐만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가운데 강행되고 있기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신학위원들은 “기독교 매체를 넘어 일반 언론에서까지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를 연속 특종으로 다루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 일은 소속교단의 공공성을 해쳤을 뿐 아니라 ‘교회란 무엇이며, 목사란 누구인가’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 뼈아픈 사건이 됐다”고 탄식했다.

명성교회를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슈퍼 처치 명성교회는 대기업처럼 돈의 힘에 움직이는 거대한 괴물”이라며 “소위 성공했고 축복받았다는 이들 세습교회로 인해 한국교회는 정말로 위태로운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대기업처럼 사유화된 권력과 지위를 세습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서 진리의 의미마저 곡해, 왜곡시켰다”며 “세습이란 탐욕을 위해 스스로 사이비 기독교로 옷을 갈아입고자 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김삼환·김하나 목사를 향해 “부자와 그 측근들에게 지금이라도 세습 결정을 돌이켜 하나님을 경홀히 여긴 죄를 속죄할 것을 마음을 다해 촉구한다”며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이킨다면 세상은 교회를 교회로 여길 것”이라고 세습 철회를 요구했다.

NCCK는 “세습의 반(反)복음성과 반(反)기독교성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양심의 소리들을 오히려 욕하고 저주하며 침묵케 했으니 교회의 미래 또한 암담하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에게 진정어린 충언을 한다”며 “교회를 염려하는 신학생, 평신도 그리고 목회자들이 입을 모아 ‘아니오’라고 말하는 담임 목사직 세습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한국교회는 부와 권력의 세습을 통한 기득권 체제 유지와 같은 탐욕의 유혹을 버리고, 겸손한 복음의 일꾼으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는 그 일의 시작이 명성교회 담임목사직 세습중단에서부터 비롯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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