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내셔널가톨릭리포터)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내셔널가톨릭리포터)

매년 쓰레기 800만톤 바다로
“해양생태계 보호에 나서달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구촌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양오염의 문제를 일으키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지난 1일(현지시간) 제4회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교황의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바다와 바다가 품고 있는 모든 생물은 신이 내려준 놀라운 선물”이며 “우리의 바다와 대양을 플라스틱 부유물이 한없이 떠다니는 쓰레기장이 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우리의 적극적 투신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확신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플라스틱 문제해결이 쉽지 않는 실정이다. 유엔에 따르면 매년 생수병과 비닐봉지, 포장지 등 플라스틱 쓰레기 800만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물의 목숨을 빼앗고, 해양 먹이 사슬을 위협할 뿐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고통을 안기고 있다.

교황은 “우리는 타인과 지구의 미래에 대해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며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바다와 해양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즉시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유럽 개신교계도 환경오염을 줄이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개신교회협회는 지난 총회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긴급 프로그램을 의결했다. 이들은 2050년까지 교회에서 사용되는 종이 소비량을 낮추고, 일회용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월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양대 무슬림 단체 ‘나프다툴 울라마’와 ‘무하마디야’ 또한 정부 정책에 발맞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사회 전반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라면 우리나라는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시장 확산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산업 제조자협회에서 전 세계 63개국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 등을 추정한 결과, 대한민국이 63개국 중 벨기에 다음으로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5년 기준 132.7kg으로 주변국인 일본 65.8kg, 중국 57.9kg 의 두 배 이상이다. 더 심각한 것은 2020년에는 145.9kg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지난 5월 10일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을 50% 감축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형마트·슈퍼 비닐봉투 사용 금지 등 일회용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정부는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지난해 7월부터 목욕용 제품, 씻어내는 두발용 제품, 팩, 마스크 등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절반 이상이 종교를 가지고 있어 종교계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주요 종단의 환경단체들부터 앞장서서 환경오염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종교계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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