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기획] 대한민국 페미니즘 어디까지 왔나… ‘미투(Me Too)’부터 ‘워마드’까지
[창간9주년기획] 대한민국 페미니즘 어디까지 왔나… ‘미투(Me Too)’부터 ‘워마드’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세 번째로 열리고 있다. 앞서 시위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진행된 바 있다. ⓒ천지일보 2018.7.7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세 번째로 열리고 있다. 앞서 시위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진행된 바 있다. ⓒ천지일보 2018.7.7

혜화역 일대 불법촬영 규탄시위

여성 단일 의제 역대 최대 집회

 

출판계도 페미니즘 전성시대 맞아

일각에선 남성 역차별 양산 지적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올해 초 대한민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등 2018년 상반기 한국 사회의 최대 화두는 단연 ‘페미니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요구하는 페미니즘 운동은 대한민국을 크게 뒤흔들었다. 그러나 일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로 페미니즘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페미니즘은 라틴어 ‘페미나’에서 유래한 말로 ‘페미나’는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적,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의 해방을 주장한다. 페미니즘 운동은 1840년대를 시작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크게 1차, 2차, 3차 페미니즘 물결로 나뉜다. 특히 3차 페미니즘 운동부터는 본격적으로 여성의 인종, 종교, 계층, 국적, 문화적 다양성, 섹슈얼리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여성을 넘어 개인으로서의 여성에도 초점을 맞춰 운동을 전개하는 특징을 보였다. 페미니즘에서는 여성들이 차별받는 객관적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해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 집회를 연 가운데 참가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8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 집회를 연 가운데 참가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8.18

한국 사회 내 페미니즘 운동은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서 검사의 폭로로 미투 운동은 사회 각계로 확산했다. 문화·예술계, 교계, 재계 등 피해 폭로가 봇물 터지듯 나왔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 폭로로 정점을 찍었다. 이로 인해 미투 운동은 대한민국 사회 성폭력 피해를 말하는 하나의 언어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그것이 성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호소해 구제받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인식 전환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성계에서 페미니즘은 그야말로 열풍이다. 특히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페미니즘 도서의 판매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해 평균 30여종이 출간되던 여성학 분야의 도서가 지난해에만 78종이 출간됐으며, 올해는 130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신기록 행진을 세우고 있는 대규모 여성 집회도 최근 페미니즘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7월 7일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일명 혜화역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모였다. 여성이라는 단일 의제로 열린 역대 최대 규모 집회였다. 같은 날 16개의 여성시민단체가 주최한 낙태 합법화 시위에는 약 1500명이 참여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여성들의 상의탈의 시위가 열렸다. 여성들은 이 시위에서 “현대판 코르셋에서 내 몸을 해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3차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시위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열렸다. ⓒ천지일보 2018.7.7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익대 몰카 사건 수사’로 촉발된 여성들의 3차 항의 집회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시위는 지난 5월 19일과 지난달 9일 혜화역 인근에서 두 차례 열렸다. ⓒ천지일보 2018.7.7

그러나 페미니즘의 어두운 단면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페미니즘이 ‘남녀 간 성 대결을 조장하고 있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페미니즘 논란의 중심에는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가 있다. 불법촬영을 규탄하는 혜화역 집회에서는 ‘한남충(한국 남성을 벌레에 빗댄 표현)’ ‘문재인 재기해’ 등 남성 혐오성 발언과 남성 성기를 언급한 욕설이 등장해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출처: 여성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
(출처: 여성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

또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는 연일 남성과 여성 서로를 향한 비판과 외모 비하, 조롱, 욕설을 서슴없이 날리는 ‘댓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이 격화되고 있는 남녀갈등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페미니즘 언급을 꺼리거나 여성을 피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서울 내 4년제 대학에 다니는 김승현(24, 남)씨는 “최근 여성들이 모여 있는 곳을 피해 다니는 편”라며 “휴대폰만 꺼내도 노려봐서 괜한 범죄자 취급받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