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9월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9월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3 

3당 대표 선출 뒤 첫 정기국회… 협치 기대감
‘적폐청산’ 놓고 첫날부터 충돌… 험로 예고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올해 정기국회가 3일 공식 개막했다. 최근 ‘올드보이’ 대표 체제로 전환한 각당이 타당과의 치열한 입법 경쟁 속에서도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여야는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주요 당이 새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성과를 위한 정당 간 협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 잘하는 실력 국회’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협치의 국회, 협치의 틀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 100일을 민생입법의 열매를 맺기 위한 ‘협치의 시간, 국회의 시간’이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정부와의 협치도 주문했다. 그는 “개혁의 철로가 쾌속으로 깔렸으니 개혁 열차가 달려야 할 시간”이라며 “이제 국회에서 기관석에 앉을 차례다. 현 정부 출범 2년차, 청와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도 “이번 정기국회가 ‘100일의 협치’ 국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여야 간 협치를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앞으로 정기국회 100일 동안 여야 간 진정한 협치를 통해 달라진 국회의 모습이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치를 다짐했다.

국회의 주요 정당이 풍부한 정치경륜의 당대표 체제로 줄줄이 바뀐 점도 협치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5일 민주평화당이 정동영 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대표를 선출했다. 또한 전날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를 새 리더십으로 선택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완숙한 정치력과 정치경륜을 토대로 협상의 묘미를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9월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9월 정기국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3

그러나 이날 정기국회 첫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는 등 ‘가시밭길’ 정기국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등 3당 교섭단체 대표가 오전 11시쯤 정기국회의 안건과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서 회동했으나, 비공개로 전환한 지 10분도 안 돼 회동이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2기 내각의 주요 과제로 언급한 것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아침부터 ‘적폐청산’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2018년 정기국회가 대장정에 돌입한다”며 “이번 정기국회는 협치, 경제, 평화, 적폐청산 이 네 가지의 시대적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폐청산-개혁입법으로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것이 이번 정기국회의 과제”라고 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적폐청산에 대해 “경제실패로 코너에 몰린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적폐청산을 말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또 “경제가 다 망가진 마당에 경제를 살리라 했더니 또다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정치보복에 나서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적폐청산을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도 양측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는 60%를 넘는다”며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통해서 특권경제, 독점경제를 상생경제로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경제가 시들시들 중병을 앓는 마당에 한가지 치료법만 고집하는 돌팔이 의사의 몽니로 경제가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정책을 바꾸는 데 속도를 높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 간 시각차는 향후 예정된 정기국회 일정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대정부질문은 13∼14일, 17∼18일 나흘간 각각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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