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천지일보 2018.8.23

 

역할 답습보다 새로운 모습 보여주고 싶어

욕망 내비친 ‘오수연’의 당당함이 매력적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그 자리, 저주세요.”

영호 ‘상류사회(감독 변혁)’의 주인공인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 역을 맡은 배우 수애의 대사다. 단아한 얼굴과 중저음의 목소리,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수애가 이 같은 대사를 내뱉자 극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영화 ‘상류사회’는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박해일 분)’과 능력·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 분)’ 부부가 아름답고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수연은 재개관전을 기획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고 파리 옥션에서 거액의 낙찰을 성사시키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신지호(이진욱 분)’까지 섭외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귀국길 검찰로부터 의문의 추궁을 당하게 되고 눈앞에 놓인 장밋빛 미래가 잡힐 듯 멀어지자 남편 장태준과 함께 민국당과 미래그룹에 새로운 거래를 제안한다.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자신의 색을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한 수애가 오수연 역으로 색다른 역할에 도전한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국가대표2’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수애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3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얼마나 이 역을 잘 할 수 있는가’ 에요. 아무리 멋지고 훌륭한 시나리오라도 제가 잘 소화하지 못해서 관객들과 소통을 못할 것 같으면 주저하는 것 같아요.”

수애가 ‘상류사회’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오수연의 당당함이다. 그는 “오수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표출한다. 대놓고 ‘난 이기적이야’라고 말한다”며 “1등이 되고자 하는 2등이기에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는 욕망을 쉽사리 드러내지 못하는데 오수연은 그렇지 않아 멋있게 보였다. 오수연은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데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과 오수연의 다른 지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수애는 “예전부터 저는 외유내강을 추구했다. 신인 땐 그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 의도적으로 찾아서 했다”며 “그런 면에서 오수연은 저의 롤모델인 것 같다. 제가 추구하고 닮고 싶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 순간 떳떳해지고 싶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욕망을 내비친다는 건 큰 용기인 것 같다”며 “세상에서 쉽지 않은데 오히려 떳떳하고 당당하게 보였다”고 덧붙였다.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오수연은 타인에게 연약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한다.

연약한 모습이 있는데 들키지 않아요. 수애는 “열심히 살아온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일에 열정을 가졌지만 이리저리 치인다”며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표정과 말투를 의도적으로 절제했다. 고조가 없어서 설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3

 

미술관 부관장은 전문적인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큐레이터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직업군이다. 이에 수애는 직접 찾아가 자문했다. 그는 “큐레이터라는 전문직이 낯설었다. 시나리오에 이미 전문 자료와 학습해야 할 정보가 있었다”며 “하지만 제가 알고자 했던 건 그분들이 가진 분위기와 눈빛, 표정, 직업의식이었다. 그런 섬세한 부분이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오)수연이의 전문성이 영화에 확연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학습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글로만 읽고 넘어갈 수 없는 부분 같다”고 베테랑 배우다운 면모를 보였다.

오수연은 힘 넘치는 불도저 같다. 수애에게 오수연 역은 큰 도전이었다. 그는 “관객들이 ‘수애라는 배우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찍었고, 달려왔다”며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저에게 도전이다. 그렇다고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가고 싶진 않았다. 그 중간 지점에 가고 싶었다”고 말하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천지일보 2018.8.23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상류사회’에 출연한 배우 수애가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천지일보 2018.8.23

 

또 그는 “결과를 판단 받기 위해 열심히 했다는 건 자부할 수 있다.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도전이라는 갈증은 늘 있는 것 같아요. 배우니까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도전이라는 말이 거창하긴 하지만 제 필모그라피를 보면 항상 하는 것 같아요. 신인 때부터 변하지 않는 바람이 있어요. 공백기가 있어도 ‘저 친구 이후엔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라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 ‘상류사회’는 지난달 29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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