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메기효과
[IT 이야기] 메기효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은행의 문턱은 매우 높았다. 은행계좌 개설은 물론 간단한 입금 및 출금을 위해서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은행에 직접 방문해 거래를 해야 했으며, 긴급히 자금이 필요해 대출이라도 받을 경우에는 까다롭고 장기적인 심사 및 보증요구 등을 통해 어렵게 원하는 바를 충족하는 복잡하고 문턱이 높은 구조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직후에는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한 기존 방식을 넘어서 은행거래 내역이나 다른 나라의 환율, 기본예금이나 정기적금에 대한 문의를 콜센터를 통해 알려주는 음성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후 인터넷망의 활성화로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뱅킹 서비스가 활성화됐으며,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들어 대부분의 오프라인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 시스템을 구축해 은행 업무의 확장을 도모했다. 인터넷뱅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인인증서이다. 은행에 직접 들르지 않은 금융거래인 만큼 거래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거래자의 존재를 증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장치를 대신해 주는 것이 공인인증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PC나 USB에 저장해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인감증명서인 공인인증서의 사용이 점차 모바일로 교체돼 사용되고 있다. 

모바일 뱅킹의 확산은 자연스럽게 모바일 업체의 은행업에 대한 진출을 유인했으며 이에 따라 탄생한 것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이다. 카카오의 경우 LG CNS와 엠페이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간편 결제 카카오페이를 2014년 탄생시켰고, 본격적 은행업무를 시작하는 ‘카카오뱅크’를 지난해인 2017년 9월에 출범한 바 있다. 그보다 약간 빠른 2017년 4월에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KT와 우리은행 등 21개 주주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약 25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출범했다. 인터넷은행은 일반 은행들이 평일에, 오전 10시~오후 3시라는 영업시간에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뒤엎고-물론 인터넷뱅킹으로 송금 업무는 가능하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24시간 365일 내내 사용자들을 위한 뱅킹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획기적 서비스 개선을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그 입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인터넷뱅크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회원가입을 누르고 전화인증과 휴대폰인증, 신분증 인증을 거치면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에 걸리는 시간도 비교적 매우 짧아 이용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뱅크의 출현은 시중의 일반은행은 물론 금융거래 문턱을 낮추어 맞춤형 전략을 채택했다는 제2금융권까지 사용편의 및 대출금리를 낮추는 ‘메기효과(catfish effect)’를 가져왔다. 정어리는 식감이 매우 좋아 비싼 생선이지만 먼 바다에서 항구까지 오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대부분 죽고 마는데 죽은 생선은 가격이 현저히 떨어져 선원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을 활어상태로 데려오는 방법이 바로 메기의 투입이다. 메기는 정어리의 천적으로 정어리들이 살기 위해 메기를 피해 계속 달아나면서 끊임없이 움직여대므로 활어상태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메기를 추어탕의 재료인 미꾸라지 보관에 사용하는 것도 동일한 원리이다. 즉 메기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으로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바로 ‘메기효과’인 것이다. IT산업의 중요한 발전 원동력인 본 효과가 긍정적으로 확대, 재생산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