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주년 특별토론] “南·北·美·中, 비핵화에 ‘동상이몽’… 북한에 핵 남는 상황 주의해야”
[창간 9주년 특별토론] “南·北·美·中, 비핵화에 ‘동상이몽’… 북한에 핵 남는 상황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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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비핵화 진단과 남북 관계 전망’이란 주제로 특별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왼쪽)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18.9.2
지난달 24일 ‘비핵화 진단과 남북 관계 전망’이란 주제로 특별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왼쪽)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18.9.2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가깝게는 이달 9일 북한 정권수립일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9월 중으로 예정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 9월 말 유엔총회,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의 굵직한 일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 ‘비핵화 진단과 남북 관계 전망’이란 주제로 특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지 이상면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북한의 비핵화는 가능한가.

▲조한범 연구위원=학자가 연구를 하지 못하게 하려면 연필과 종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뺏으면 된다. 학자끼리 못 만나게 하고 발표도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머릿속의 지식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 안타깝지만 북한의 핵 개발은 끝났다. 모든 것을 없앤다고 해도 북한의 핵에 대한 지식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리 원전을 완전 폐기하는 데는 15년 걸린다. 돈은 최소 8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든다. 북한 비핵화에도 많은 단계가 있다. 원자로 원료봉은 스위치를 끈다고 꺼지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100m 달리기라고 했는데, 아니다. 마라톤이다. 비핵화가 가능할까. 가능하긴 하지만, 끝은 모른다. 다리의 교각 하나만 없애도 다리로서의 기능은 못한다. 교각 하나만 부수면 금방 복구가 가능하다. 단기간 비핵화는 그런 것이다. 트럼프는 교각 10개 중 1, 3, 5, 7, 9번째를 없애려 한다. 거점 폐기형이다. 핵심 비핵화는 단기에, 주요 비핵화는 임기 내에 하겠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비핵화를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핵화를 둘러싼 주변국의 의도는.

▲신범철 센터장=생각이 모두 다르다. 북한으로선 경제 제재가 해제되고 핵도 가지고 있어야 좋다. 가능하면 핵무기와 핵물질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기들에 대한 위협을 해소하고 경제적으로 더 잘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어느 정도의 타협이 이뤄지고, 북한이 일부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북한 입장에선 최고의 협상이 된다. 미국의 경우 두 가지다. 북한 핵을 완전히 제거해서 없애는 것. 북한에 핵무기도 없고, 핵물질과 핵시설이 없다면 비핵화는 됐다고 본다. 그것이 어렵다면 북한이 핵물질과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게 하고, 이를 테러리스트에게 유출되지 못하게 하는 정도만 돼도 1차적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은 어쩌면 그 사람들을 타깃으로 협상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전자에 가깝다. 한국의 보수 입장에선 북한에 어떠한 핵무기와 핵물질도 만드는 시설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진보 입장에선 일단 핵 동결만 시켜놓으면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고 본다. 한국 전체로선 전자가 더 많다고 본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희망한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를 시키려다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에 손해다.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잘 진행돼 북한이 미국 편으로 가도 중국에 손해가 된다.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더라도 북한이 여전히 중국 편인 비핵화라면, 어느 정도 불완전해도 수용할 수도 있는 입장이다. 이렇게 네 주체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항상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은 비핵화지만, 북한에 핵이 남게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주의해서 접근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9.9절 행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도하는 것은.

▲신범철 센터장=북한으로서는 시진핑을 불러 자기들 정권 창건 기념일에 세움으로써 중국이 김정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모습을 연출하길 원한다. 시진핑은 북한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이 중국의 우호국이자 텃밭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싶은 것이다. 시진핑이 열병식에 참석하면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꺼내 놓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무기 전시는 시진핑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를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열병식에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전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만약 북한이 이것들을 열병식에 전시한다면 비핵화는 정말 어려워질 것이다.

▲조한범 연구위원=우리가 상식을 2개 깰 필요가 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 2월 백주대낮에 말레이시아에서 자기 형 김정남을 암살한 것은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사시 대처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아베 신조, 푸틴, 트럼프, 시진핑 중 매일 악몽을 꾸는 게 누굴까. 시진핑이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의 끝은 평양에 트럼프 타워, 맥도널드, 미국 대사관, 일본 대사관, 한국 대사관 등이 세워지는 것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하나로도 몸서리쳤던 중국이었는데, 잘못하면 미군이 압록강에 오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시진핑이 김정은의 원하는 것을 전부 들어주는 건 아니다. 시진핑이 가방에 어마어마한 금은보화를 담아오는 것이 아니다. 북한과 중국이 혈맹이니 미국과 맞서 싸울 것이냐. 그렇게도 못한다. 둘이 가진 본질적인 딜레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종전선언 해주면 문제될 소지

북한에 핵무기 몇개인지 몰라

유엔군사령부 해체 요구할 수도

결국 한미동맹 약화만 초래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전협정, 평화협정 전까지 유지

종전선언, 불가침 조약은 아니다

한미동맹 근거 사라지는 것 아냐

득실 보면 크게 문제될 것 없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신범철 센터장=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전폭적은 아니지만, 북중 경계지역 무역 단속을 좀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경제가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이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이 미국에게 좀더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핵화는 점점 느려질 수 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두 번,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 만났지만, 시진핑 주석은 세 번 만났다. 그때마다 이는 보이지 않는 선물이었고, 이것이 미국과의 협상에 힘이 됐다. 네거티브 영향을 미친 것이다.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핵 활동 중단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과 사이가 좋다는 말을 한다. 애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한범 연구위원=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6.25전쟁 당시에도 휴전협정하는 그날 아침까지도 남북은 서로 한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싸웠다.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 북한 입장에선 비핵화 합의가 안 됐기 때문이다. 협상하는 날까지 핵 활동을 하는 게 자기들 입장에선 타당하다. 물론 협상이 타결된 뒤 핵 활동을 한다면 위법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저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북제재가 북한체제의 근본 뿌리를 흔들고 있음을 김정은도 알고 있다. 여러 난관이 있지만, 비핵화란 큰 흐름으로 갈 것이다. 김정은은 마지막까지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협상하면서, 가능한 한 핵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미국은 가능하면 스피디하게 앞부분에 몰아서 비핵화를 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하려 한다. 이 줄다리기는 계속되겠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관계의 큰 흐름은 갈 것으로 본다.

24일 천지일보 창간 9주년 기념 ‘비핵화 진단과 남북 관계 전망’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상면 천지일보 대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18.9.2
24일 천지일보 창간 9주년 기념 ‘비핵화 진단과 남북 관계 전망’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이상면 천지일보 대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 2018.9.2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체제보장이나 종전선언, 제제 완화 등과 빅딜을 하는 용단을 내릴 가능성은.

▲신범철 센터장=김정은이 ICBM과 핵무기를 포기하고 얻는 게 있다면 결단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손실이 되니 결단을 안 한다. 김정은 생각을 읽는다면, 핵무기로 협상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끌고 북한의 이익을 구하는 것이다. 시간을 벌고 자력갱생으로 경제를 회복시켜본다는 게 현재 김 위원장의 결단이다. 이걸 깨려면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무릎을 꿇고 북한 문제에 손떼고, 한국 정부도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성장으로 갈 수도 있다. 현 상황에선 그런 결단은 없어 보인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범철 센터장=종전선언을 함으로써 미국과의 전쟁체제를 정치적으로 종식시키고, 그런 신뢰를 기반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전선언을 해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북한에 핵무기가 몇개 있는지 모르는 상태다. 북한은 풍계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에 대응해서 종전선언을 해주면, 영변원자로 가동을 중단할 테니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종전선언은 평화가 회복됐다는 선언이다. 그러니 유엔군사령부는 없어져야 한다. 북방한계선 NLL의 근거도 상실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북한이 자기가 주장하는 비핵화 협상에 맞춰 종전선언을 활용하면 결국 한미동맹 약화만 초래한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신고-검증-폐기를 약속하고 신고 정도를 한다면 리스크가 있음에도 종전선언을 지지할 수 있다.

▲조한범 연구위원=종전선언은 선언이다.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국제법적인 정전협정의 효력은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전까진 유지된다. 종전이면 전쟁이 끝났다는 것으로 한미가 북한을 상대로 하는 연합훈련도 끝나야 한다. 전략무기 배치의 명분도 약해진다. 전쟁 끝났는데, 주한미군이 필요하냐고 주장할 명분도 생긴다. 북한으로서는 다목적 카드가 생긴다. 그런데 그것을 해줘도 되는 이유가 있다. 종전선언은 1950년 발발해서 1953년 7월 27일 휴전한 65년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불가침 조약은 아니다. 미래에도 침공하지 않을 것이란 조약이 아니다. 한미동맹은 북한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한국과 미국의 적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해도 한미동맹의 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종전선언을 해줘도 득실로 봤을 땐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

-북한 비핵화에 관한 현실적인 조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측이 먼저 무장해제를 하면서 조급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조한범 연구위원=가상의 적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고, 이들은 북한보다 강하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잠수함 사고 군비를 증강한다. 일본은 보통국가로 만들려고 하고 있고, 중국은 항공모함을 찍어내고 있다. 남북 군사적 위협이 줄었다고 우리만 군축을 해서는 안 된다. 양은 줄여야 하지만, 원거리 투사 능력이 강한 최적의 군사력은 확보해야 한다. 자주국방으로 가야 한다. 군비는 줄여도 전략무기는 확보해야 한다.

▲신범철 센터장=똑같은 생각이다.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철수도 속도조절하고 북한에 발맞춰 나가면 문제가 없다. 다만 협상할 때는 꼼꼼히 해야 한다. 북한은 GP가 160개 있는데, 우리는 80개 정도가 있다. 10개씩 똑같은 수로 빼는 것보다 같은 비율로 철수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정리 :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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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나 2018-09-03 11:19:03
김정은이 보통 아니죠 호락호락한 인간이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