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서훈 국정원장이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사 관련 현황 보고가 이뤄졌다. ⓒ천지일보 2018.3.26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서훈 국정원장이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남북, 북미 정상회담 성사 관련 현황 보고가 이뤄졌다. ⓒ천지일보 2018.3.26 

서훈·정의용 ‘투톱’, 6개월 만에 재파견… 평양 당일 치기로
9월 정상회담 일정·의제 논의… “종전선언·비핵화도 협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투톱’으로 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이 오는 5일 북한을 당일치기로 방문할 예정이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특사단은 서 원장을 수석대표로 하며, 정 실장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 3월 파견됐던 1차 특사단 명단과 동일하다. 그러나 특사단의 대표는 당시 정 실장이 맡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서 원장이 맡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사대표단 구성이 지난 3월과 동일한 것은 방북 목적의 효과적 달성과 대북협의의 연속성 유지 등을 주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대표단 임명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사단은 5일 오전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했다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당일 복귀할 예정이다. 특사단이 방북 일정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지는 현재로서 불분명한 상태다. 이번 특사단은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 개최 일정을 논의하는 한편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 등을 폭넓게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의제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 것이다. 여기엔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미 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 국면을 고려하면 북미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 관점에서 특사 활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과 미국의 요구인 ‘완전한 비핵화’ 사이에서 절충점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김 대변인은 “4·27 정상회담, 6·12 센토사 합의를 기반으로 포괄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라 종전선언 문제와 비핵화 문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도 협의내용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 진도는 남북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번 특사단의 활동에 비핵화 문제가 빠지기 어려운 부분이다.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남북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사단은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자립경제’를 적극 돕는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의 결정으로 무산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문제와는 연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금 우리 특사대표단의 방북과 별개의 문제다. 같이 연계돼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면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 전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상황 타개를 도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파견 당시에도 친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바 있다. 

방북 결과는 곧바로 미국과 공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특사단의 복귀 이후 방미 계획에 대해선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특사단이) 다녀온 뒤 외교일정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며 “1차 방북 때는 돌아와서 특사단이 주변국들에게 설명을 했는데, 그런 설명이 있을지 다녀온 뒤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8월 31일 우리 측이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5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파견 계획을 제안했고, 북측이 특사를 받겠다고 회신을 보내오면서 특사 방북 일정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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