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운전자 사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인운전자 사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지난해 11월 6일 경부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가 전복돼 4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관광버스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든 승용차로, 해당 차량 운전자의 나이는 76세였다.

우리나라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늘어 지난해부터 ‘고령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노인 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 운전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이들이 유발하는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2017 인구주택총조사-등록센서스방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4.2%인 711만 5000명에 달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인운전자의 사고는 일반인 운전자의 사고 보다 많을까?

경찰청 ‘2018 교통사고통계(2017년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는 총 21만 6335건이다. 이 중 노인운전자 교통사고는 2만 6713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다.

노인운전자 사고가 일반인 운전자 사고 보다 많다면 과반인 50%를 넘어야 하는데 그 보다 낮은 비율이다.

2017년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현황. (출처: 경찰청) ⓒ천지일보 2018.8.31
2017년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현황. (출처: 경찰청) ⓒ천지일보 2018.8.31

실제 사고는 노인운전자 보다 일반인 운전자가 더 많이 내고 있는 상황인데 노인 운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증가율에 있다. 지난 2016년 2만 4429건이었던 노인운전자 사고는 지난해 2만 6713건으로 2284건(9.3%)이나 증가했다.

노인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 2016년 759명에서 지난해 848명으로 89명(11.7%) 증가했다. 부상자의 경우 같은 기간 3만 5687명에서 3만 8627명으로 총 2940명(8.2%)이나 늘었다.

2017년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현황. (출처: 경찰청) ⓒ천지일보 2018.8.31
2017년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현황. (출처: 경찰청) ⓒ천지일보 2018.8.31

노인운전자의 사고가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로는 신체적 기능 저하가 꼽힌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한 ‘고위험군 운전자의 주요 사고원인 분석연구 -고령운전자 집단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노화에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신체적 기능 저하로, 대표적인 것은 시력저하로 인한 ‘시야의 범위 축소’가 있다.

또한 노화가 진행되면 어두운 곳에서 전경과 배경을 분리해 낼 수 있는 대비민감도가 저하된다. 이뿐 아니라 청력의 민감도 감소, 근골격 시스템 구성요소 약화, 몸의 유연성 감소 등이 발생한다.

이러한 신체적 기능 저하는 운전자로 하여금 위급상황에 대한 신속·정확한 반응을 어렵게 하고 운전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결정하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5.79초로 25세 이하(10.81초) 보다 5초 이상 오래 걸린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서는 이러한 노인운전자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회전교차로’의 도입을 제시했다.

일반적인 교차로 형태인 ‘4지교차로’ 구조에서 운전자는 본인이 주행해 온 방향을 제외하고 나머지 방향에서 출현하는 장애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운전자에겐 이러한 과정이 부담스럽지 않지만 노인운전자에게는 처리할 정보가 늘어나 운전부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4지교차로와 달리 회전교차로는 다양한 방향에서 유입되는 교통류의 방향을 한 방향으로 고정시켜 교차로를 통과하는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범위를 크게 좁힐 수 있다.

또한 교차로 내 정중앙을 기점으로, 한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근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사고 발생 가능성과 함께 사고 시 심각도를 줄일 수 있는 유용한 방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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