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민족운동] 단군신앙의 부활-대종교 중광
[종교와 민족운동] 단군신앙의 부활-대종교 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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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현 문학박사

1905년 이른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강탈되자 일반 민중들도 국가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 성주현 문학박사ⓒ천지일보(뉴스천지)
유림계에서는 의병운동을 전개하였고, 뜻있는 유지들은 항일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대종교를 창시한 나철(羅喆)이었다.

본명은 나인영(羅寅永)이었는데, 1909년 대종교를 일으킨 후 나철로 개명하였다. 그렇다면 나철이 대종교를 중광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평소 배일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던 나철은 1905년 6월 일본을 방문하여 우국운동으로 민간외교를 전개하였다.

그러나 이미 국권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그의 민간외교는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적지 않게 실망한 나철은 일제에 외교권을 박탈당하게끔 만든 을사오적(乙巳五賊)을 처단하기로 하였다. 을사오적은 1905년 을사조약의 체결을 찬성했던 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의 다섯 사람을 말한다. 나철은 호남지역의 우국지사 오기호(吳基鎬), 이기(李沂) 등과 유신회(維新會)를 조직하였다.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자금을 모금하는 등 비밀스럽게 거사를 준비를 하였으나 끝내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나철은 10년의 유형(流刑)을 받았으나 고종의 배려로 몇 개월 만에 사면을 받았다.
이후에도 나철은 민간외교를 통한 국권회복을 노력하였으나 냉엄한 제국주의 현실 속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갈등과 고민에 휩싸였던 나철은 1908년 11월 정훈모(鄭薰模)와 함께 네 번째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 도일에서 나철은 대종교 성립과 관련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같은 해 12월 5일 나철은 동경(東京)에 머물고 있던 중 단군신앙 수행의 우두머리였던 백봉선사의 제사 두일백(杜一白)을 만난다.

두일백은 나철에게 단군신앙 관련 서적들을 전해주면서 ‘미래의 사명이 정신 중흥에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신비의 종교적 체험을 한 나철은 민족의 절망적 현실 앞에서 새로운 선택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어 12월 9일 다시 두일백으로부터 영계를 받고 귀국한 나철은 ‘나라는 비록 망했으나 정신은 가히 존재한다(國雖亡而道可存)’는 것을 마음 깊숙이 새겼다. 이를 계기로 나철은 단군신앙으로써 조국광복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

마침내 나철은 1909년 1월 15일 동지였던 오지호, 이기를 비롯하여 최전, 유근, 정훈모, 김인식, 김윤식 등과 함께 ‘단군교포명서’를 선포하고 단군신앙을 다시 일으켰다. 이로써 단군신앙은 단군교로 중광되었다.
나철은 1년 후 단군교를 대종교로 교명을 개명하였다. 대종교의 중광은 국망이라는 현실에서 민족적 자긍심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민족사에 커다한 전환점을 가져왔다. 이에 비해 나철과 함께 하였던 정훈모는 단군교를 고수하였으나 이후 일제지배체제에 협력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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