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모조모] 소득주도성장론
[세상 요모조모] 소득주도성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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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문재인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내걸었다. 세 가지 모두 좋은 말이다. 좋은 말일수록 내용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경제가 공정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루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들 3대 정책이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내어 놓은 방인이기 때문에 사회개혁 대안으로서는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이윤주도성장론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다. 이윤주도성장론은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투자 확대와 고용 증대가 이루어지고 투자와 고용이 증대되면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가 늘면 기업 이윤증대로 이어진다는 경제 운용방식이다. 법인세 감세를 비롯한 감세 정책을 주장하고 임금 인상 억제와 규제철폐를 외친다. 소득주도성장론은 노동자의 임금과 가계의 소득을 증대시키면 소비가 증대되고 소비가 증대되면 기업의 투자와 생산이 확대되고 투자가 늘면 고용이 늘고 고용이 늘면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고 보는 경제 운용방식이다. 재정정책을 중시하고 관련 주체의 참여를 강조한다.  

둘 가운데 어느 것을 채택하는가 하는 것은 입장과 노선에 따라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지금 서민들은 극단적인 양극화로 고통 받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격차가 크게 벌어져서 사회통합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렀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대한 혁신은 재벌을 비롯한 기업 중심, 기득권 중심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은 분배의 정의, 격차 해소, 양극화 극복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담아내지 못했고 민생의 입장에서 경제혁신을 해내기에는 크게 부족한 입론이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 혁신을 해내려면 양극화를 극복하고 경제선순환을 가져 올 수 있는 복지국가의 길을 가야 한다. 복지국가는 북서유럽에서 이미 검증된 대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대안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 대안에 따라 정책을 내어 놓지 못하는 바람에 서민들이 변화를 체감하기 쉽지 않았고 개혁의 길에 국민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와 참여 없이는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일 소득주도성장론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금 소득주도성장론에 집착한 망국적인 경제정책이 대한민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사람 잡는다”고 말한다. ‘소득주도성장’ 한 놈만 패겠다는 말도 했다. “우리 112명 의원들이 끊임없이 잽을 날리면 결국 문재인 정권은 주저앉게 돼 있다”고도 했다. 그가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악담을 늘어놓는 수준이다. 국회의석 37%를 가지고 있는 걸 자랑하는 건 자유인데 정당의 대표로서 품위를 지키는 게 자유당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정부가 잘못하면 누구나 비판할 수 있다. 대안이 없다 해서 비판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정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당은 정책을 제시하고 주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정당이 정책도 이론도 없다면 이미 정당으로서 존재의의를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자유당 김 원내대표가 쏟아내는 말 속에는 정책 대안은 없고 ‘무조건 반대’의 언사가 가득하다.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정부 안에는 소득주도성장론과 최저임금인상 노선을 두고 서로 엇박자를 내는 인사들이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소득주도성장론도 최저임금인상 노선도 흔들리고 있다. 정책과 노선에 맞는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선에 안 맞는 인사는 내보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론에 힘을 싣는 발언을 거듭 하고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의 운명은 알 수 없다. 복지국가 노선을 분명하게 하면서 소득주도성장을 밀고 나갈 때 변화와 혁신의 길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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