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추석을 앞두고 사내에 선물반송센터를 운영해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리경영 외치는 대기업 VS 자금난 외치는 중소기업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한가위를 맞은 기업들의 모습은 크기와 성격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윤리경영과 상생을 외치며 추석을 준비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0곳 중 4곳이 자금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추석 준비 나선 대기업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등은 추석을 앞두고 투명하고 검소한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검소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선물반송제도 등 투명경영 프로그램을 사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선물반송제도는 임직원이 협력회사나 이해관계자로부터 부득이하게 선물을 받았을 경우 제공처에 반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반송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추석에는 30여 건의 반송물을 복지단체로 보냈다”며 “이러한 캠페인으로 사원들의 인식변화와 투명 기업 이미지 부각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윤리규범 행동준칙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정당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선물이나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지 않도록 정하고 있으며 매년 설, 추석 명절 마다 선물반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으로 이미 사내에서는 정착된 문화”라며 “이 같은 윤리경영 캠페인으로 기업 이미지에 대한 외부 평가 결과도 좋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STX그룹 등은 협력사 납품대금을 추석 전으로 앞당겨 지급하고 현대차 그룹은 사회봉사활동 주간을 운영하는 등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윤리경영학회 박원우(서울대 교수) 회장은 “기업의 윤리경영이 장기적인 수익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사회공헌활동과도 간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기업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지난 10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6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응답한 업체가 전체의 43.6%에 이른다.

그나마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는 곳은 17.6%였고 나머지 업체들은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명절 쇠기도 힘들다는 얘기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업체 비율은 4.5%p 줄었고 원활하다는 업체 비율은 4.4%p 늘어났다. 하지만 영세한 소기업과 내수시장 중심 기업은 여전히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는 업체의 비중은 소기업이 14.2%, 내수 기업은 16.3%에 그쳐 중기업(38.2%)이나 수출기업(24.6%)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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