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장 아름답지만 추악한 곳… “1등 되려는 2·3등의 이야기”

무거운 소재 불쾌감도… 박해일·수애 등 배우들의 호연 빛나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나 드라마 등 매체 속에서 대한민국 상류층은 꾸준히 흥미로운 소재로 쓰였다. 뉴스에선 ‘갑질’ ‘재벌’ ‘금수저’로 불리는 등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영화나 드라마 속에 묘사되는 이들의 모습은 더욱 신랄하게 그려졌다.

영화 ‘인터뷰’ ‘주홍글씨’ 등 특유의 미장센과 예리한 연출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변혁 감독이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를 통해 대한민국 최상류층을 여실히 드러낸다. ‘상류사회’는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박해일 분)’과 능력·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 분)’ 부부가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은 영세상인 집회에 참여했다가 분신을 시도한 노인을 구한다. 이 일은 장태준이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민당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되는 기회가 된다.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의 부관장 오수연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고자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고 한다. 그러나 오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장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오수연의 회사 미래그룹과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두 사람은 완벽한 상류사회 입성을 눈앞에 두고 위기에 부딪힌다. 상류사회에 입성할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장태준과 오수연 부부는 민국당과 미래그룹에게 은밀하고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상류사회’는 개봉 전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낱낱이 드러내는 영화라고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상류사회는 최상류층의 민낯을 그린다기보다 아름답고 추악한 상류층과 그곳에 들어가려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이야기였다.

변혁 감독은 “기존 영화와 다르게 상류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닌 1등이 되려고 하는 2, 3등의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장태준과 오수연 부부를 둘러싼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부터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까지 모순적인 얼굴을 보이는 다양한 인물은 그들만의 세계 속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왜,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줄 알았어?” “주제만큼만 하자” “자기가 백날 땀 흘려봐야 한용석 피 한 방울 못 따라가” 등 허를 찌르는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실감 나게 그린다.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고 신랄하게 풍자하고, 일부 타락한 예술을 포르노에 가깝게 표현한 외설적인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와 함께 영화는 인간은 선악을 모두 가졌으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변 감독만의 색이 짙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인간의 욕망, 본능, 좌절 등 소재가 다소 무겁다. 현실 뉴스 속에서 보도됐을 법한 이야기는 불쾌함을 주며, 정치판에 들어가고자 했던 장태준의 심경변화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다.

이처럼 아쉬운 점은 배우들의 호연이 채운다.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박해일과 ‘국가대표2’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수애가 영화에서 처음 부부 호흡을 맞췄다. 박해일은 역동적인 인물의 감정을 막힘없이 소화했으며, 수애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구현해 진면목을 과시한다. 아울러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김강우 등 말이 필요 없는 충무로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와 블랙코미디적인 유머로 극의 활기를 더한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