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 경영아카데미 원장

사회적 안정이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소위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가 잘 되어야 한다.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답게 특색을 갖추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한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크기에 관계없이 무너질 수 있다.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은 임시 인턴제로 결코 해결되지 않듯이 없는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소리쳐야 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경제적 파이를 키우지 않으면 임시방편은 통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이 저희가 국산담배라고 생각하고 피는 KT&G의 담배도 외인 자본이 55%에 달하고 있지요. 어떻게 생각한다면 애국이라 생각하고 국산담배를 피는 것이 사실은 양담배를 피고 있는 격이지요. 뭔가 찜찜합니다!” 나의 경영학 수업인 <행복한 수업> 시간에 어느 학생이 표현한 말이다. 기업이나 국가는 외부로부터 돈이 유입되어야 움직일 수 있다. 돈의 흐름이 경제적 파이를 만들므로 돈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한 대목이다.

만약 개인, 가계, 기업, 정부의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비중이 커질 때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래서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는 내수 판매 활성화 및 무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인가 차별적인 경쟁력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 “성적을 위해서가 아닌, 내 미래를 위한,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수업.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어차피 C가 나오든 A가 나오든 그 성적이 제 자신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어찌 되었건, 저는 그냥 저, 그 사람 자체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어느 여학생의 표현처럼 청년이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자기만의 차별적인 강점을 갖추어야 한다.

경제는 종합예술이다. 어느 배우 한 둘을 바꾼다고 연극이나 영화가 제대로 되지는 않는다. 시스템을 이루는 요소들의 개별 품질 및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 모두가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균형이 이루어질 때 경제는 안정된다.

트리즈(TRIZ)를 창안한 알트슐러는 이렇게 주장하였다. “인간은 세포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다. 이제는 세포의 시대는 더 이상 없고, 시스템의 시대가 되었다. 기술세계의 발전은 세포에서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자동차가 세포라면 자동차 산업은 시스템(자동차의 상위 시스템)이다. 단세포가 시스템의 부분이 될 때 이것은 더욱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더 빠르게 발전한다. 동시에 세포는 시스템에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다.” 개인이나 기업 모두가 사회나 국가의 세포이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중요한 게 있다. 공정성의 구현이다. 겉과 속이 다른 모순적인 이중성 문제가 없는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리더십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integrity(통전성, 도덕성)이듯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야 공정성이 담보된다.

신한은행 내분 사태, 대학교의 연구비 횡령,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비도덕성의 범람은 통전성의 결여에서 오는 결과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성공도 전문성과 윤리성의 확보가 좌우한다. 끼리끼리 봐주는 현재의 한국 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후세들이 엄청난 기회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

현재의 공정성은 미래의 행복을 담보하는 투자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의 학문적 동종교배는 도를 넘어 소위 SKY라 불리는 3개 대학의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이 약 60~90%나 된다고 한다. 재산 몰수와 1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중국 궈메이의 황광위 회장이 “젊은이들이여, 법을 지켜야 성공한다”라며 뒤늦게 후회하였다고 한다. 실정법의 준수도 필요하지만 마음 속에 있는 도덕법의 준수도 필요하다.

최근 하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경제 고속성장이야말로 중국 정부의 최대 당면 과제라고 했다. 그는 경제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취업도 국민 복지개선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외국 투자기업에 개방적이고 공정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같은 뿌리끼리의 교잡은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생물학에서 완전한 진화를 위하여는 이종교배가 바람직하다고 한다. 경제와 도덕성의 이종교배를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진화하는 면모를 보는 듯하다.

쌀 대풍 때문에 걱정하는 나라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한국은 자연에 잘 적응하고 이종 간 교잡을 통한 과학적인 농사 기법으로 오늘날의 대풍을 일구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섭의 시대에 부지런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하여 농업이나 다른 분야에서 우리가 힌트를 얻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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