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누리기보다 뛰어야 할 때
[정치칼럼] 누리기보다 뛰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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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 우선적으로 꾸려지는 것이 TF(Task Force)팀이다. 현재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특별팀을 만들고 앞장서서 위기를 극복해 나아간다. 공공조직에서도 기업의 조직체계를 벤치마킹해 효율적인 조직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위기 타계 방법은 특별팀이 아닌 특별재정이다. 사상 최대의 일자리 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이 올해의 예산보다 10% 가까이 증가돼 편성됐다.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의 우산을 접지 못한 채 복지성 예산이 34.5%로 역대 최고 수치를 보이고 있다.

복지예산은 생산적 요소가 되지 못한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을 확대해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역시 생각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이 중 일자리를 위한 예산이 23.5조원으로 올해보다 22% 늘려서 역대 최고치의 예산이 편성됐다. 역대 정부가 일자리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했지만 그 효율을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문제는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한시적이고 재정 소모적 일자리일 뿐이다.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에 집중하는 정책이 효율을 발휘해야 일자리가 뿌리를 내리고 확대돼 갈 수 있다. 그런데 재정소모성 예산만 확대했으니 내년도 경제 역시 편치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다보는 내년도 명목 성장률이 4.4%이다.

획기적인 대안도 없는데 소모성예산을 퍼붓는다고 수년간 1~2%대의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을까. 공무원과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린다고 생산성이 늘어나는가.

전년 대비 10% 증가시킨 내년도 예산편성은 또 별 볼일 없이 쓰이고 경제는 전전긍긍할 테고 추가예산을 들이밀 것이다.

혁신한다고 사람 바꾸고 조직을 바꿔도 내놓는 정책이 똑같다. 전 정권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나는 다르다를 주장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경제가 원만히 돌지 못하니 이의 회복을 위한 대안이 우선돼야 한다. 재정을 소비가 아닌 투자해 보다 나은 환경이 만들어지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 늘어나는 재정은 점점 정부재정의 건전성만 악화시킬 뿐이다.

정부 정책이 이러니 기업과 사람들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돈을 쓰지 않고 부동산만 사들이니 부동산 값만 천정부지로 오른다. 허상만 쫓아가는 사람들은 빚을 내서 덩달아 쫓아가니 가계 재정 역시도 불안할 뿐이다. 정부는 겉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내를 알아야 한다. 당장 일자리가 없다고 하면 일자리 예산을 늘려 재정을 지원하고 최저임금을 올려 경영이 어렵다 하면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채운다 하는 식의 정책은 악순환의 연속으로 재정의 낭비만 가져올 뿐이다. 재정의 소모는 세금의 증가를 가져오고 끝도 없는 반복은 결국 파국에 이르게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일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고 빚져도 안 갚아도 되는 분위기에서 누가 열심히 일을 하려고 들겠는가. 경기를 돌리려고 재정을 퍼붓더라도 생산성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고 신중해야 하는 시기이다. 생활 SOC보다는 기간 SOC에 투자해야 하고 아직 누리기보다 뛰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단기간을 볼 것이 아닌 중장기로 시야를 넓게 보고 대계를 세우고 그 안에서 우선해야 하는 것들을 실행해야 한다. 목소리 크고 떼 잘 쓰는 분야만 볼 것이 아니라 근간이 되는 분야를 탄탄히 해야 바로 설 수 있음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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