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영탁 휴넷 대표가 21일 서울 구로구 휴넷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영탁 휴넷 대표가 21일 서울 구로구 휴넷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2

경영 최우선 가치… “직원의 행복”
앞서가는 ‘워라밸’ 복지제도 실천
평생 학습은 100세 시대 ‘행복 열쇠’

“미래에는 어떻게 공부하게 될까?”
AI, 학습 습관까지 완전히 꿰뚫어
IT가 기반 돼야 경쟁력 있는 시대

㈜휴넷 조영탁 대표 인터뷰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기업이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닌 직원의 행복과 성장을 최우선적으로 말이다. 그게 가능할지가 의심부터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휴넷 조영탁 대표는 그 효과를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15년여간 행복경영을 실천해오면서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을 뿐, 맞냐 안맞냐를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조 대표의 이러한 철학이 바탕 되어서인지 휴넷의 사내 복지 제도는 여러 방면에서 앞서간다. 시차출근제, 유급‧자율 휴가제, 탄력근무제, 직원행복기금, 100세 정년제도 등에서 그야말로 일‧생활 균형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지향하는 유연한 근무제도를 망라한다. 매년 이어지는 정부 수상 이력과 전직원 연차 사용률 90%, 육아휴직 복직율 75%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주52시간근무제 시행으로 기업 일선에서 일대 혼란을 겪었다면, 휴넷은 저 만치 앞서 느긋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제도들 대부분은 조 대표의 의지로 실현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대표는 매년 당기 순이익의 3%를 적립해 운용하는 ‘직원행복기금’을 꼽았다. 이는 만 15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이 퇴직 후 65세부터 사망 시까지 연 1회 연금을 회사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제도다. 조 대표는 “한 회사에서 15년을 일했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 황금기를 보낸 것 아니냐”면서 “대표의 입장에선 그 직원에게 고마운 일이다. 평생 혜택을 줘야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사내 ‘100세 정년제도’와 관련해서도 “지금 국민연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이런 제도들을 준비해야 한다. 미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지만, 100세 시대가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편 직원들이 좋아하는 복지 제도는 달랐다. 조 대표는 만 5년 근속직원에게 한 달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학습휴가제도’가 직원들 사이에선 인기라고 전했다. 아직 연령대가 젊은 직원들 입장에선 15년 뒤 보단 5년 내 얻는 휴가가 달콤하게 느껴질 듯하다.

유독 직원들에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으니, 조 대표는 “100세 시대가 되면서 대학 졸업 보다 그 이후로도 얼마나 공부 하느냐가 행복과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면서 “노동 시간을 생산성 있게 바꾸고 자기 발전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직원들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자신들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이고 그 다음은 고객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부하지 않으면서 고객들에게 공부를 시킨다는 것은 기업 윤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기업 성장의 핵심은 직원 채용이 관건인데 ‘성장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다. 결국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1년 이내 도태되더라. 그래서 직원들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걱정 없다”고 전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영탁 휴넷 대표가 21일 서울 구로구 휴넷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2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영탁 휴넷 대표가 21일 서울 구로구 휴넷 사무실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8.8.22

 

◆ “에듀테크 교육혁명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어”

조 대표는 공자가 ‘사업’에 대하여 ‘하늘과 땅이 서로 거들어 천하의 백성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정의한 내용을 소개했다. 또 기업을 법인(法人)이라고도 하는데 법에 의해 사람의 인격을 부여한다는 뜻을 가졌다고 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인격을 가지고 태어난다면, 법인은 법에 의해 사람으로서의 인격을 부여받게 되는 만큼 그럴 만한 충분한 존재 이유 즉, 사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휴넷은 ‘에듀테크 교육 혁명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라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에듀테크’는 조 대표만의 시각이 담겼다.

우연한 기회에 미래를 설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미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됐다. 어림잡아 200여권의 미래학을 책을 읽었던 조 대표는 이때부터 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일종의 습관이 됐다고 한다.

조 대표는 “미래는 한 발만 앞서가더라도 모든 것을 선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휴넷에 행운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의 미래와 관련해 조 대표는 ‘에듀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듀테크’를 정의하자면, 교육과 IT 기술이 결합해 교육을 혁신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위 ‘빅데이터’를 통해 어제 배운 것을 하루 이틀 지나 80%를 잊어버린다는 사람의 ‘망각곡선’을 극복할 수 있다. 시험이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예상되는 내 점수, 합격 확률, 또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지금 어떤 부분을 학습해야 하는지,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해야 하는지도 기계가 다 알려준다.

조 대표는 “에듀테크는 나의 학습 습관까지 완전히 꿰뚫어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공부를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세상이 곧 왔을 때 교육 시장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미리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점에서 조 대표는 휴넷이 교육회사이자 IT회사임을 천명했다. 이는 커피회사 스타벅스, 금융회사 골드만삭스 등이 자신들을 IT회사라고 말하는 것과 맥락이 같다.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회사들이 IT회사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라는 메시지다.

조 대표의 이러한 확신 아래 휴넷은 열심히 ‘에듀테크’ 기반의 서비스하고 개발하고 있다. 플립러닝(온라인 사전 학습),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교육, 학습 몰입도와 효과가 현저히 높아진다는 게임학습, 시험을 도와주는 스마트 패스 솔루션을 이미 선보였고 곧 인공지능 MBA도 수년 내 서비스될 것이라 설명했다.

조 대표는 “현재 (휴넷) 전체 300명 가까이 되는 직원 중에서 80명이 IT 직원으로, 전체 직원의 30% 수준까지 올라갔다. 아마도 2020년에는 전체 500명의 직원 중 절반의 직원이 IT 전문가로 채워질 것”이라 내다봤다. 100세 시대, 여가 시간 뿐 아니라 IT 공부시간이 더 늘어나야 할 것임을 조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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