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오하이오주당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곧 멕시코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공화당 오하이오주당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곧 멕시코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합의하면서 통상부문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소신을 유지하면서 이뤄진 합의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문제 해결 행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합의된 사안을 보면 우선 미국은 자동차 부문에서 자국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요구를 관철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멕시코와의 무역적자 690억 달러(약 76조 6000억원) 중 상당 부분이 자동차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관세면제를 받으려면 자동차 부품의 75%를 미국이나 멕시코에서 생산하도록 했다.

또한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최저 시급 16달러(약 1만 8000원) 이상을 받는 노동자가 생산하도록 강제했다. 자동차 노동자 평균 시급이 3.5달러(약 3900원) 미만인 멕시코의 사정을 볼 때 미국에 유리한 합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새 조항들이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를 아시아에 빼앗기지 않고 국내에서 만들기 위한 부양책이라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고임금 일자리를 유지하고 해외로 생산이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전했다.

협정에 사후 불만이 있을 때나 자국 환경이 변할 때 일방의 요구에 따라 개정을 추진할 수 있는 절차도 합의에 포함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부문에서도 진전을 봤다. 합의에 따르면 관리들은 출입국 항구에서 모조품으로 의심되는 물품의 이동을 억제할 권한을 지니는 등 저작권, 특허, 면허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도 강화됐다.

자국이 강세를 보이는 농업 부문에서는 수출 보조금을 허용하지 않고 무관세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TPP 탈퇴, 유럽과의 원칙적 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합의에 이어 나프타 개정까지 진전을 이룬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초점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나프타와 TPP 등 다자 무역협정을 미국에 나쁜 거래라고 비난해왔다. 이에 취임과 직후 TPP에서 탈퇴했고, 나프타는 개정협상에 착수해 자국의 이익을 확대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아직 당사국 의회 비준과 캐나다의 동의 여부가 남아있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날 합의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성과를 낸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도 대두, 천연가스 수출을 늘리고 관세를 인하하는 쪽으로 갈등을 마무리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또한 불공정한 협정이라고 주장하면서 폐기까지 언급했다가 결국 개정협상을 통해 올해 3월 합의안을 도출했다.

미국 언론들은 잇따른 무역협정에 탄력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가을 대공세’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또한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패권 다툼 차원에서 해를 넘어 내년 말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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