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조감도.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조감도.

박원순 “강북 균형발전 개발 계속”

주민 “우리 목소리 무시” 지적 나와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을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재개발 지역 주민과 이를 바라보는 시민 모두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재개발을 기대했던 주민은 “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렸고, 일부 시민은 보류 결정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강남과 강북 균형발전 개발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달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여의도와 용산을 개발하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여의도·용산의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그는 7주 만에 ‘전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여의도에 거주하는 주민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보류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이선호(가명, 40대, 남, 서울 여의도)씨는 “이미 개발하기로 밝혀놓고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보류하겠다는 결정은 이곳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라며 “어차피 집값은 오른다. 지금은 시간 낭비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여의도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는 한민석(50대, 남)씨는 “박 시장의 싱가포르 발언 전부터 이미 이곳은 재개발 말이 나오고 있었다”며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태 재개발을 기다렸는데 또 기다려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보류 결정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은성(20대, 여, 서울 강동구)씨는 “누가 용산·여의도를 재개발 지역으로 보냐”며 “이미 이곳은 투기지역으로 강남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산·여의도는 국회나 금융권 사무실이 모여 있어서 높은 접근성으로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이런 곳을 재개발한다고 하니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데 이제 와서 보류한다는 박 시장의 발언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은호(30대, 남)씨도 “용산·여의도만이 아니라 개발을 한다는 지역은 당연히 집값이 오를 것”이라며 “다만 발표 전에 투기로 인해 상승할 집값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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